[현장에서] 카풀 반대하는 택시 3차 집회… 감정 격앙된 기사들

입력 2018-12-20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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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 집회 무대 정면에는 고인의 영정 사진이 높여 있다. (조성준 기자 tiatio@)

카카오 카풀 서비스를 반대하는 집회가 열릴 때마다 현장에 모두 참석해 취재를 해왔다. 하지만 3차 집회가 열린 20일 국회 앞은 이전 집회와는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집회 공식 시작 시간은 오후 2시였지만 이날 오전부터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하더니 12시께 이미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곳곳에는 깃발을 들고 지역별, 지부별로 모여 무대를 바라보고 있었다.

특히 이날은 ‘열사 정신 계승하자’라는 검은색 띠를 두른 기사들이 많았다. 이들은 지난 10일 분신 사망한 고 최모씨를 추모하며 ‘카풀 서비스 척결’을 외치고 있었다. 현장에 마련돼 있는 분향소에는 많은 사람들이 찾아 줄이 길게 늘어서 있기도 했다.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온 택시에는 하나같이 고인을 추모하는 글을 담은 A4용지가 차량 앞유리에 부착돼 있었다.

고인의 영향일까.

이날 집회에 참석한 택시 기사들의 감정은 격앙돼 있었다. 누구 하나 뒤지지 않고 목소리를 높여 구호를 외쳐댔으며 일부에서는 욕설을 내뱉기도 했다. 곳곳에는 경찰복을 입은 인원이 다수 배치돼 있어 혹시라도 발생할지 모르는 사고에 대비했다.

특히 국회의원이 등장했을 때의 온도차는 명확했다.

민주당 택시·카풀 태스크포스 위원장을 맡고 있는 전현희 의원이 인사말을 할 때 택시 기사들은 야유를 보내며 쓰레기를 던지는 등 소리쳤다.

전 의원이 “정부와 민주당은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하자 일부 택시 기사는 물병의 물을 뿌리며 “나가라”고 외치기도 했다.

반면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인사말을 할 때 참가자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나 의원은 “택시 기사들의 생존권을 말살하는 문재인 정부의 정책을 그대로 둬서는 안된다”고 말하자 택시기사들은 박수를 치며 이름을 연호하기도 했다.

격앙된 감정에 눈살을 찌푸리는 일도 있었다.

한 택시 기사는 무대 위에 직접 올라 발언하려고 했지만 관계자들에 의해 제지당하며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주최 측은 이 택시 기사가 흥분 상태로 무대에 난입해 안전을 우려해 제지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도로에 불법주차하며 계도안내장을 받은 차량이 줄지어있기도 했다.

노상 곳곳에 삼삼오오 모여앉아 술판을 벌이는 일도 찾아볼 수 있었으며 집회가 열린 국회의사당로 곳곳에서 흡연을 하는 사람들 때문에 주변을 지나는 사람들이 코를 막고 빠르게 지나가기도 했다.

▲국회 앞 도로에 세워진 택시의 문손잡이에는 고인을 추고하는 의미의 검은색 띠가 매달려 있다. (조성준 기자 tiatio@)

(조성준 기자 tiatio@)

▲택시 4개 단체 관계자들이 삭발을 하고 상복을 입는 등 고인을 추모하고 있다. (조성준 기자 tiatio@)

▲흰색 천막으로 차려진 분향소 주변이는 많은 사람들이 몰려있어 다가가기도 어렵다. (조성준 기자 tiatio@)

▲울산에서 서울로 올라온 택시 차량 앞유리에 고인을 추모하는 글귀가 적혀있다. (조성준 기자 tiatio@)

▲집회장소 주변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불법주정차 계도안내장. (조성준 기자 tiat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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