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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개혁이 혁신성장의 답이다]⑥ 박병종 콜버스 대표 “규제에 막혀 카풀 대신 버스 대절 예약 서비스로“
입력 2018-12-09 18:15
“서울시ㆍ국토부 믿은 내가 순진…스타트업 성장 위해선 ‘포지티브’ 아닌 네거티브 시스템 필요”

▲박병종 콜버스 대표가 서울 강남구 위워크 삼성역점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2016년 2월 1일, 국내 주요 일간지 1면 광고에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의 목소리가 실렸다. 전세버스를 활용한 버스 공유 사업을 반대한다는 주장이었다. 연맹은 택시 생존권을 위협하고 시장 질서를 붕괴시킨다고 역설했다.

택시 업계가 맹렬히 반대한 이 서비스는 2015년 12월부터 서비스된 ‘콜버스’다. 콜버스는 스마트폰으로 목적지나 경로가 비슷한 승객을 모아 운송하는 콜택시와 유사한 전세버스 공유 서비스다. 이 사업은 ‘서울시 10대 뉴스’ 1위로 선정되기도 했다.

서울 시민들의 호응과 무관하게 택시업계는 반발했고, 서울시ㆍ국토교통부(국토부)는 태도를 바꿔 규제의 칼을 들이대기 시작했다. 결국, 콜버스는 2017년 4월 버스 대절 가격 비교 예약 서비스로 사업 모델을 바꿨다. 카풀 서비스의 조상 격인 박병종(32) 콜버스 대표를 9일 위워크 삼성점에서 만나 그간의 곡절을 들어봤다.

현재 콜버스는 박 대표를 포함해 12명의 직원이 운영하고 있다. 새 서비스를 내놓은 지 1년 6개월이 지난 지금, 콜버스는 가파르게 성장 중이다. 박 대표에 따르면 콜버스는 6개월 전 손익 분기점을 넘겨 흑자를 내고 있으며 이후 매출은 매달 20%씩 성장했다. 누적 거래액은 70억 원을 넘겼다.

콜버스의 성장 뒤에는 짙은 상흔이 있다. 애초 사업 모델이던 전세버스 공유 서비스가 택시조합의 반발에 부딪히면서 역사 속으로 사라진 것이다. 당시 택시조합은 서울시에 단속을 요구했고, 서울시는 국토부에 적법성 판단을 의뢰했는데 조율에 나선 국토부는 콜버스에 신뢰를 주지 못했다. 박 대표는 “당시 태평양 등 유명 로펌으로부터 불법이 아니라는 자문을 받아 문제 될 것 없다고 생각했다”며 “국토부가 전세버스 대신 기존 택시 업자들로부터 한정면허를 얻어 운행토록 하는 개정안을 내놓은 것을 믿고 조율하려 했으나 쉽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당시 콜버스는 택시 업자들이 들어올 때 200대를 넘겨야 손익 분기점을 찍는 구조였다. 그러나 1년 동안 18대로 운행할 수밖에 없었다. 박 대표는 “콜버스쪽으로 여론이 들끓었을 때는 택시 조합도 250대를 제공한다고 했지만 계속 미루기만 했다”고 말했다. 상황이 그렇게 흘러가자 콜버스는 더는 서비스를 지속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리고 지금의 전세버스 가격 비교 서비스로 돌아섰다.

2016년 4월 총선이 치러졌다. 총선을 앞두고 택시 조합에서는 콜버스 금지를 요구하는 총파업을 예고했다. 박 대표는 “여당과 국토부 처지가 난처해졌고, 국토부는 빨리 무마하기 위해 중재 방안을 내놨지만, 그 방식은 지속 가능하지 않았다”며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고 하는데 그것을 미처 생각하지 못한 내가 순진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중재안으로 오후 10시~새벽 4시 서비스를 12시 이후로 하라고 권고했다. 박 대표는 이 같은 권고안이 밤 10~12시 택시 수요가 높아지는 때에 택시 업계를 보호하고자 위한 방책으로 해석했다. 박 대표는 한발 뒤로 물러나 밤 11시로 시간대를 조정했다. 그러나 서울시의 요구는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서비스 가격, 차종 등까지 서울시는 허가를 받으라고 요구했다. 박 대표는 “스타트업은 규제가 없어도 생존율이 5% 미만인데 이러한 규제까지 더해져서는 안 되겠다는 판단이 들었다”고 밝혔다.

작년 4월 바뀐 콜버스의 사업모델은 전세버스 대절 시 바가지 쓰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는 점에서 착안했다. 박 대표는 “버스 회사에 일일이 전화해 견적을 받고, 비교하는 것은 진 빠지는 일”이라며 “콜버스는 출발지, 도착지, 출발 일자를 입력하면 2500명의 기사, 250개의 전세 버스 회사를 선택해 예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객은 차량의 실제 사진을 볼 수 있고, 평점을 기반으로 기사를 선택할 수 있다. 박 대표는 “사용해 본 1만 2000명의 고객 중 94%가 매우 만족한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사업 모델을 바꾼 데 대해 “끝까지 싸워 장렬히 산화하느냐, 한발 뒤로 물러나 다음을 노리느냐의 갈림길이었다”며 “와신상담의 길을 택했고, 서비스를 바꾸고 나서는 다음 스텝이 보인다”고 털어놨다.

2013년부터 2015년까지 모 경제신문에서 기자로 일하며 수십 명의 스타트업 대표들을 만난 그는 정부의 포지티브 규제 시스템이 스타트업의 발목을 잡는다고 진단했다. 포지티브 규제란 법에 사업 가능한 항목을 열거하고 이외의 행위를 규제하는 것을 뜻한다. 반대로 네거티브 규제는 원칙적으로 모든 것을 허용하고 예외적인 사항을 금지하는 방식이다.

그는 “정부가 신산업을 결정하곤 하는데 정부의 예측이 다 맞진 않다”며 “그냥 다 열어준 뒤 국민 생명, 안전을 위협하는 것을 규제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이 규제 개혁을 위해 모든 것을 다 쏟아부어야 한다”며 “미래에 먼저 가려면 알맞은 탈것이 필요한데 그것이 네거티브 규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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