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노란 조끼 시위로 시험대 올라

입력 2018-12-05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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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 정치적 성향 관계없이 범여론적 지지 받아…유류세 인상 6개월 유예에도 시위 지속

▲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노란 조끼를 입은 시위대가 노란 연기를 피우며 행진하고 있다. 파리/AP연합뉴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한 달째 이어지는 ‘노란 조끼’ 집회와 과격 시위 등으로 정치적 시험대에 올랐다.

전국 각지에서 유류세 인상에 항의하는 ‘노란 조끼’ 집회가 예상보다 훨씬 강력하고 오래 지속하는 동시에 여론의 지지까지 받고 있다.

에두아르 필리프 총리가 급하게 유류세 인상 6개월 유예 카드를 제시했으나 ‘노란 조끼’ 측은 집회를 계속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라 마크롱 대통령이 정치적 과제를 어떻게 헤쳐나갈지 주목된다.

지난 1일(현지시간) 샹젤리제 거리와 에투알 개선문 등 파리 최대 번화가에서 벌어진 ‘노란 조끼’ 시위는 복면을 쓴 무리가 쇠파이프 등을 들고 거리로 나서 차량과 건물에 불을 지르면서 폭력 사태로 번졌다.

개선문 안 전시공간이 파괴되고 개선문 외벽에는 ‘마크롱 퇴진’, ‘노란 조끼가 승리할 것’이라는 낙서로 도배됐다. 파리 시내 곳곳에서 차량이 불에 타고 상점과 레스토랑이 폭력시위대에 의해 파손됐다.

중산층 시민이 인터넷을 통해 자발적으로 모여 평화적 시위를 하는 노란 조끼 운동과 극우·극좌세력의 과격 폭력시위를 구분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반(反) 마크롱 정서는 공통적이다.

노란 조끼 운동은 단순히 정부 정책에 불만이 큰 유권자들이 모이는 단발성 집회일 거란 예상과 달리 전국 규모의 대형 연속 집회로 불어났다.

시위에 대해 평소 정치적 성향과는 크게 관계없이 골고루 지지를 받는 것은 마크롱 정부로서 당혹스러운 부분일 수밖에 없다.

여론조사업체 해리스인터랙티브가 파리의 폭력시위 사태 다음날인 2일 유권자 1000여 명을 대상으로 긴급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72%가 ‘노란 조끼’ 운동을 지지한다고 답했고, 90%는 정부의 조치들이 사안의 위중함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봤다. 단, 응답자의 85%는 폭력시위에는 반대한다고 밝혔다.

프랑스 정부가 대규모 집회 이후 부랴부랴 내놓은 대책들이 여론을 진정시키지도 못했다. 프랑스 정부는 지난달 노란 조끼 전국집회에 앞서 저소득층 자가용 운전자 세제 혜택, 디젤차 교체 지원금 확대, 에너지 보조금 수혜 가구 확대 등 ‘당근’ 정책들을 내놨지만, 효과는 없었다. 유류세 인상 폭과 시기를 국제 유가와 연동하겠다고도 했으나 여론을 돌리진 못했다.

필리프 총리는 4일 생방송 담화를 통해 유류세 인상을 6개월간 중단한다는 추가 조치를 또 내놨다. 그러나 ‘노란 조끼’ 운동의 대변인 격인 벤자맹 코시는 “과자 부스러기를 원하는 게 아니라 빵을 원한다”면서 “그동안 올려온 유류세를 원상복구 하라”고 요구했다. 노란 조끼 운동은 8일에도 전국에서 대규모 집회를 이어가기로 했다.

시위 최전선에 선 사람들은 마크롱 정부의 경제정책 중 부유세 폐지와 유류세 인상에 강하게 반발한다.

특히 유류세의 꾸준한 인상은 중산층 이하 차상위 계층과 화물트럭 운전자처럼 차량에 생계를 의존하는 사람들에 ‘마크롱은 부자들의 대통령’이라는 인식을 심었다.

평화 시위를 주장하는 사람들 중에서도 이번 폭력시위가 마크롱 대통령이 서민층을 무시한 데 대한 정당한 반응이라며 옹호하는 목소리가 있을 정도로 여론은 돌이키기 어려운 수준이다.

프랑스여론연구소(IFOP)가 유권자 2000여 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9~17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마크롱의 국정지지도는 25%에 불과했다. 작년 5월 취임 후 최저다.

마크롱 집권 뒤 처음 치르는 내년 5월 유럽의회 선거에서도 여당 ‘레퓌블리크 앙마르슈’가 극우 정당 국민연합(RN)에 1위 자리를 내줄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다른 야당도 아닌 극우 정당이 1위를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은 극우를 꺾고 집권한 마크롱에게는 충격이다. 노란 조끼 운동까지 확대해 지방과 농촌 유권자들의 민심을 잃으면 2022년 마크롱의 대선 재선도 실패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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