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증시, ‘산타 랠리’ 대신 ‘10월 악몽’ 재연?

입력 2018-12-05 15:15수정 2018-12-05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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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시, 2개월 만에 최대폭 하락…“미 국채 2년물·10년물 금리 역전되면 내년 S&P지수 15% 급락”

▲5일(현지시간) 일본 도쿄 증권거래소에서 한 남성이 닛케이지수와 다우지수가 표시된 전광판 앞을 지나고 있다. 도쿄/로이터연합뉴스

다우지수가 하루 새 800포인트 가까이 폭락하면서 미·중 화해 모드로 잦아들었던 시장의 불안감이 다시 커졌다. 통상 크리스마스를 전후로 연말과 새해 초에 주가가 강세를 보이는 ‘산타랠리’가 나타나지만 올해는 ‘크리스마스의 악몽’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4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799.36포인트(3.1%) 내린 2만5027.07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 10월 10일 이후 가장 큰 낙폭으로 장 중에는 800포인트 이상 내려가기도 했다. S&P500지수는 90.31포인트(3.24%) 급락한 2700.06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83.09포인트(3.80%) 하락한 7158.43에 마쳤다.

S&P500지수는 200일 이동평균선 밑으로 떨어졌다. 금융주들이 4.4% 떨어져 가장 낙폭이 컸다. 중소형주 위주인 러셀2000지수는 4.4% 급락하면서 2011년 이후 최저 수준을 보였다.

특히 이날 뉴욕증시의 급락도 글로벌 시장이 혼란에 빠졌던 10월과 마찬가지로 미국 채권시장의 움직임에서 비롯됐다. CNBC방송은 전날 미국 국채 2·3년물 금리가 5년물을 뛰어넘는 역전 현상이 벌어지면서 이날 증시에 영향을 미쳤다고 해석했다. 통상 장기물 금리가 단기물보다 높지만, 단기 경제 전망이 비관적일 때 단기물 금리가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 경기침체기 직전인 2007년에도 장단기 금리가 역전됐기 때문에 경제 전문가들은 이를 경기후퇴를 알리는 신호 중 하나로 꼽는다.

아직 2년물과 10년물의 역전현상이 나타난 적은 없다. 그러나 이 둘의 금리 격차도 0.015포인트 미만으로 2007년 이후 가장 좁은 모습을 보였다. ‘채권왕’으로 불리는 제프리 군드라흐 더블린캐피털 최고경영자(CEO)는 “주식시장이 저점을 향해 가고 있다”며 “경제가 약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일 미국과 중국의 정상회담을 통해 잠시 휴전했던 무역전쟁의 불씨가 다시 살아나고 있는 것 역시 증시에 영향을 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과의 무역협상단 대표에 ‘자유무역론자’인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 대신 강경 보호무역론자인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임명했다.

불안감을 반영하듯, 이날 경기 선행지수로 쓰이는 다우존스 운송업지수는 4.39% 떨어져 역대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장 중 한때는 565.23포인트(5.2%) 급락하기도 했다. 10월 뉴욕증시 폭락 국면에서도 운송업지수가 445.16포인트 하락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이번 미 국채 장·단기물 역전 신호가 내년 경기 하강 우려를 더 크게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장·단기물의 격차가 계속 좁아지거나 전날처럼 역전 현상이 지속되면 S&P500지수가 10월보다 더 크게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올리버 존스 애널리스트는 “역사적으로 미국 국채 장·단기물 금리 차이가 매우 좁아지거나 역전하기 시작하면 주식시장은 그 후 2년간 어려움을 겪었다”며 “이는 경제가 결국 약화되기 시작한다는 신호”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미국채 2년물 금리가 10년물 금리를 넘어설 경우 내년 한 해 동안 S&P500지수가 15% 하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아직도 미국 경제가 강하다고 보고 있지만 장기 물가상승률과 유가 움직임을 봤을 때 미국의 성장세가 얼마나 더 지속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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