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으로 옷 갈아입는 홈쇼핑 업계

입력 2018-11-28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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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소득층 소비 성향 불황에도 견고해 CJ·롯데 등 명품 직수입ㆍ고급 소재 브랜드 확대

▲롯데홈쇼핑 고가 프리미엄 브랜드 ‘LBL’이 선보인 ‘사가 밍크 후디 롱 구스다운’. 사진제공=롯데홈쇼핑
불황 속에서도 백화점 수입명품이 잘 팔리는 것과 마찬가지로 홈쇼핑에서도 고가 프리미엄 상품의 인기가 고공행진하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고용 시장이 위축되면서 저소득층 소비는 줄어드는 반면 고소득층 소비는 늘어나는 ‘소비 양극화’ 현상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홈쇼핑 업체가 선보인 고가 프리미엄 브랜드가 눈에 띄는 판매 호조를 기록하고 있다.

롯데홈쇼핑의 단독 브랜드 ‘LBL(Life Better Life)’이 선보인 구스다운과 밍크 등 프리미엄 소재 혼합의 ‘럭스 퍼베스트 구스다운’, ‘사가 폭스 풀스킨 롱 구스다운’은 지난달 출시 후 현재까지 주문 수량 2만 3000세트 이상, 주문 금액 80억 원을 기록했다. 유럽의 대표적인 모피 옥션인 ‘사가(SAGA) 옥션’의 밍크와 터키산 무스탕이 만난 ‘사가밍크 터키산 무스탕 리버시블 롱코트’는 100만 원대로 이번 시즌 최고가 상품임에도 주문 금액이 15억 원에 달했다. GS샵은 지난 9월부터 50만 원짜리 이탈리아 프리미엄 패션퍼(FUR) 브랜드 ‘퍼세이세이(FURS66)’의 폭스카라 양털코트를 단 3차례 방송, 82분 노출한 결과 23억 원의 주문 금액을 올렸다. 이처럼 비싸더라도 질 좋은 상품을 구매하려는 소비자가 늘면서 저가 위주로 상품을 편성해온 홈쇼핑 업계도 고급화 전략으로 빠르게 선회하고 있다.

CJ오쇼핑은 해외에 있는 브랜드 본사에서 상품을 직접 구매하는 ‘고가 패션 브랜드 직수입’에 나섰다. CJ오쇼핑은 지난해 겨울 이탈리아 프리미엄 패딩인 ‘헤트레고(HETREGO)’의 직수입 판매로 50억 원의 주문 실적을 올린 데 이어 올 시즌에는 이탈리아 프리미엄 패딩 브랜드 ‘페트레이’를 선보였다. 이번 달에는 이탈리아 가죽의류 전문 브랜드 ‘AFG 1972’의 제품인 100만 원대 중반대 여성용 무스탕을 선보였고, 50만 원대의 영국 ‘글로버올’의 모리스 더플코트도 판매했다. CJ오쇼핑 관계자는 “지난해 ‘헤트레고’를 직수입 판매할 당시 판매 물량이 부족할 정도로 예상보다 반응이 뜨거웠다”며 “프리미엄 상품을 선호하는 소비자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상품기획자(MD)들이 이탈리아, 영국 등을 방문해 제품을 직접 고르고 현지에서 상품 기획을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현대홈쇼핑은 ‘유명 디자이너와 협업’을 통해 단독 브랜드를 내놓으며 고급화 전략에 나섰다. 현대홈쇼핑은 지난달 국내 유명 디자이너 브랜드 중 하나인 ‘앤디앤뎁(ANDY&DEBB)’의 김석원·윤원정 부부 디자이너와 프리미엄 패션 브랜드 ‘A&D’를 선보였다. 현대홈쇼핑 관계자는 “앞으로 스페인 메리노 양피 소재, 내몽고산 뉴 캐시미어 등 최고급 소재를 사용한 제품과 구스 롱패딩, 에코퍼 코트 등 다양한 아우터를 연이어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GS샵도 손정완 디자이너와 손잡고 만든 ‘SJ와니’ 출시 6주년을 기념해 이번 시즌 캐시미어 100% 니트, 밍크 트리밍 캐시미어 코트, 리얼 롱무스탕 등을 선보이는 등 ‘비욘드 프리미엄(Beyond premium)’을 표방하는 초호화 라인업을 추가했다. CJ오쇼핑도 국내 최정상 디자이너 지춘희와 손잡고 올해 9월 패션 브랜드 ‘지스튜디오 (g studio)’를 출시했다. CJ오쇼핑 관계자는 “이탈리아 고급 울 원단을 쓴 제품으로 400억 원의 주문 금액을 올리는 등 업계에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며 “이같은 협업이 홈쇼핑 패션 프리미엄화의 정점을 찍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프리미엄 패션 브랜드는 물론 수입 명품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높아지면서 이들 제품을 통해 대중적인 유통 채널로 알려진 TV홈쇼핑을 고급스러운 이미지의 유통 채널로 인식시키는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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