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 내년부터 자본잠식”… 산업은행 ‘경영진 책임론’ 경영개선 압박

입력 2018-11-27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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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일회계법인 ‘경영 실사보고서’...2022년 부채 6조666억 전망

현대상선이 정부의 지원 없이는 자본 완전잠식 위기에 직면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은 조직개편과 인적쇄신 등 현대상선의 경영정상화를 위한 강력한 구조조정을 실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산은은 올 9월 삼일회계법인으로부터 현대상선 경영 실사보고서를 받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상선 부채는 올해 2조5490억 원에서 2019년 3조3207억 원, 2022년에는 6조666억 원까지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해 자산이 3조262억 원인 것을 고려하면 내년에는 부채 규모가 자산을 넘어설 예정이다. 이른바 ‘완전자본잠식’이다.

산은은 10월 이 결과를 토대로 1조 원 규모의 영구채를 사들였다. 현대상선으로부터 경영개선 계획안도 제출받았다. 산은 관계자는 “조직개편, 자산매각, 노선별 수익 개선 등 다방면으로 경영개선 자구책을 받아 단계별로 이행하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현재 산은은 단기적으로 경영개선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산은 관계자는 “해운시장은 장기예측의 신뢰도가 낮은 편”이라면서 “장기적 경영상황보다는 단기적으로 현대상선의 경영을 개선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현대상선의 적자 수준이 심각하고 도덕적 해이도 만연한 만큼 산은은 현대상선 경영개선에 고삐를 죄고 있는 분위기다. 현대상선의 올 3분기 영업손실은 1231억 원이었다. 2015년 2분기부터 14분기 연속 적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경영개선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현대상선에 영업력 확보와 자구방안, 도덕적 해이 방지, 해외 영업력 재건 등을 옥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동걸 산은 회장도 이달 초 기자간담회에서 “현대상선의 감사 결과를 보니 정부에 의지하려는 경향이 크다”며 “현대상선엔 모럴해저드가 만연해 있고 혁신 마인드도 실종됐다”고 질타했다. 이어 “실적이 나쁘면 직원을 해고하는 고강도 경영혁신을 추진할 것“이라며 임직원 퇴출까지 언급했다.

산은과 함께 자금지원에 참여한 해양진흥공사도 최근 현대상선에 자금관리단 1명을 파견했다. 앞서 산업은행에서 파견된 5명과 팀을 이뤄 현대상선 관리를 강화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현대상선 관계자는 ”해당 보고서 내용을 확인하지 못했기 때문에 현재로선 (자본잠식 관련) 언급할 것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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