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자금대출 '서민패싱'…은행별 금리차 최대 '100%' 확대

입력 2018-11-2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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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금공이 보증해도 '대구은행 5.9% 최대 高금리'...약탈적 금융 관행 비난 여론

주택금융공사 90% 보증으로 돈 떼일 가능성이 낮은 전세자금대출 금리가 은행에 따라 최대 100%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국정감사에서 은행마다 차이가 큰 대출금리가 문제 됐으나 차이 폭이 더 벌어진 것이다. 통상 전세자금대출 상품은 대출자 신용등급에 따라 이자 편차가 나타날 수 있지만, 정부기관 보증 대출상품이기 때문에 과도한 금리를 책정하기 어렵다. 때문에 자칫 예대마진에만 취중한 약탈적 금융 관행으로 비쳐질 수 있다.

22일 주택금융공사가 공시한 시중은행 13곳의 전세자금대출 가중평균금리를 보면 이달 12~18일 기준 3.47%다. 가장 금리가 높은 곳은 대구은행으로 5.90%다. 금리가 가장 낮은 부산은행(2.90%)과 비교하면 3%포인트 이상 차이가 나는 셈이다.

전세자금대출은 세입자들이 시중은행에서 전세자금을 빌릴 때 주금공이 보증을 서는 정책상품이다. 은행은 채무자가 빚을 갚지 않아도 주금공이 90% 보증해주기에 돈 떼일 가능성이 매우 낮다. 은행마다 보증이 없는 부분 이자와 관리 비용 등을 고려해 대출금리를 자유롭게 매긴다. 주금공은 금리 결정 과정에 간섭하지 않는다.

그런데도 같은 보증서를 낀 상품에 대출금리가 100% 차이나는 것은 지나치게 높은 금리를 책정한다는 비판의 소지가 있다. 대구은행이 10월 판매한 전세자금대출 금리는 4.09%다. 이달 5일부터 11일까지 취급한 상품 금리는 4.23%다. 그러나 한 주 만에 1.67%포인트 급증했다. 같은 기간 다른 은행들은 0.56%포인트 오른 수협은행을 제외하고 크게 차이가 없었다. 은행별 금리를 비교하지 않고 이용한 소비자들은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다.

대구은행 측은 전세자금대출 취득 건수와 액수가 일반 시중은행보다 적어 단순 비교하긴 어렵다고 해명했다. 실제 이 기간 대구은행이 취급한 신규 전세자금대출은 6건에 불과하다. 상품을 많이 팔아 금리를 낮추는 시중은행에 비해 불리한 게 사실이다.

그러나 같은 지역은행인 부산은행은 물론 제주은행(3.23%), 경남은행(3.30%), 전북은행(3.41%)과도 차이가 크다. 전세자금대출의 경우 계약이 끝나면 돈을 그대로 돌려받을 수 있어 신용도에 따라 금리가 크게 달라질 이유가 없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또 “처음 고시한 금리는 5.90%이지만, 감면해서 고객에겐 4.4%로 대출해줬다”며 “주금공이 최초 고시된 금리를 기준으로 해서 차이가 생겼다”고 했다. 이에 주금공 관계자는 “은행이 산정한 금리를 조정하는 역할은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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