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정 전 주문하면 아침 식탁에”…4000억 '새벽배송' 시장 불붙은 유통가

입력 2018-11-21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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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주자 '마켓컬리' 샛별배송 2년 만에 매출 20배·60만 회원…대형마트ㆍ편의점ㆍ백화점 등 가세

새벽배송 시장이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벤처 스타트업을 비롯해 대형마트, 편의점이 각축전을 벌이던 시장에 현대백화점과 오픈마켓 기업 쿠팡까지 가세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2015년 100억 원 수준에 불과하던 새벽배송 시장 규모는 올해 4000억 원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3년 사이 40배로 몸집이 커진 셈이다. 서울과 수도권에 성공적으로 데뷔한 이들은 전국으로 서비스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새벽배송 시장의 급성장 배경으로 1인 가구의 증가와 혼밥 트렌드 등을 꼽는다. 소비자들이 아침 식사로 가정간편식과 신선식품을 선호하면서 시장이 커졌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새벽배송 서비스 시장은 2015년 설립된 스타트업 마켓컬리에 의해 만들어졌다. 마켓컬리는 전날 밤 11시까지 상품을 주문하면 다음 날 오전 7시까지 배송해주는 ‘샛별배송’ 서비스를 처음 선보이면서 창업 2년 만에 매출이 20배 가까이 급등했다. 회원 수는 60만 명에 달한다.

시장성이 입증되자 올 들어 대기업들이 가세했다. 롯데마트가 올해 2월 서울 서초·강남·용산·송파 등 일부 지역에서 새벽배송을 시작했다. 도입 6개월 만에 매출 주문건수와 매출이 각각 6~7배씩 증가해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이어 5월에는 이마트가 뛰어들었다. ‘SSG배송 굿모닝’은 용산과 영등포에서 최근 강남과 일산 등 10여 개 권역으로 확대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10월 평균 주문건수가 5월에 비해 16배가량 증가했다”면서 “지속적으로 배송 가능 권역과 설비를 늘려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편의점업계도 뛰어들었다. GS리테일은 지난해 7월 온라인 쇼핑몰 GS프레시를 통해 서울 지역 5000여 개 상품을 새벽배송하기 시작했다. GS리테일은 GS프레시 새벽배송 서비스의 10월 주문 건수가 연초 대비 300% 급증했다고 밝혔다. 특히 배송 직전 갓 구운 빵을 배송하는 새벽 베이커리는 전체 새벽 배송의 40%를 차지해 연초 대비 530%나 매출이 늘었다. BGF리테일은 올해 6월 SK플래닛의 ‘헬로네이처’ 지분을 인수해 시장에 뛰어들었다. 현재 서울과 수도권 일부에서 사업 중이다.

백화점 중에서는 현대가 처음으로 참여했다. 7월 ‘새벽식탁’을 서울 및 위례ㆍ분당 등 수도권에 도입했다. 이어 8월에 현대홈쇼핑도 업계 처음으로 새벽배송을 시작했다. 이커머스 업체인 쿠팡은 지난달 서울 서초구를 시작으로 새벽배송 시장에 발을 내디뎠다.

수도권에서 새벽배송이 먹혀들자 이들 유통업체는 전국 서비스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BGF리테일이 인수한 ‘헬로네이처’는 CU의 물류와 유통망을 활용해 전국으로 배송지역을 확대할 예정이다. GS25와 쿠팡도 조만간 전국으로 지역을 넓힐 방침이다.

다만 걸림돌은 물류 창고 및 배송업체 확보다. 신선식품을 주력으로 하는 새벽배송의 특성상 전국 단위 서비스를 위해서는 지역별 냉장창고 확보가 필수다. 인력과 배송망도 갖춰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직접 배송 서비스를 갖춘 업체들은 냉장창고 추가 확보를, 그렇지 않은 업체는 택배회사에 외주를 맡겨야 하는 고민이 있다”면서도 “다만, 워낙 사업성이 뚜렷한 시장이라 대부분의 업체가 전국 배송에 나설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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