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 회장 체포 결정적 요인은 닛산-일본 검찰 ‘플리바게닝’

입력 2018-11-20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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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 부정으로 적발된 사례 여럿 있지만 체포는 드물어

▲카를로스 곤 르노·닛산·미쓰비시연합 회장이 10월 3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자동차쇼의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파리/로이터연합뉴스
일본 검찰이 닛산자동차의 카를로스 곤 회장을 체포한 과정에서 회사 측과 검찰 사이의 ‘플리바게닝’이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0일(현지시간) 전했다.

닛산 측은 내부 고발을 접수해 자체 조사를 진행하고 검찰과 함께 곤 회장의 ‘허위 보수’ 혐의를 밝혀냈다. 전날 유가증권 보고서에 자신의 임원 보수를 실제보다 축소 기재한 혐의(금융상품거래법 위반)로 곤 회장을 체포한 도쿄지검은 수사 과정에서 닛산 측과 일본판 플리 바게닝을 했다.

6월 도입된 이 제도는 용의자나 피고가 다른 사람의 범죄를 진술하는 등 수사에 협조하면 검찰이 기소하지 않거나 구형량을 줄여주는 제도로, 부패나 탈세 등 경제 사건이나 약물 사건에 적용한다. 닛산 측은 내부 고발자가 의혹을 제기한 뒤 몇 달간 자체 조사를 진행해 부정을 발견했다.

닛산의 사이카와 히로토 최고경영자(CEO)는 전날 곤 회장의 체포 사실이 밝혀진 후 곧장 기자회견을 열어 “분노와 낙담을 느낀다”고 곤 회장을 비판했다. 닛산 측은 곤 회장을 22일 열리는 이사회에서 해임할 방침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건에 일본 경영진과 곤 회장 사이의 갈등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곤 회장은 르노의 회장 겸 CEO, 닛산과 미쓰비시자동차의 회장을 맡고 닛산과 르노의 합병에 가까운 협업을 강조해왔다. 르노는 닛산 지분의 43%를 보유하고 있는데,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는 닛산이 곤 회장을 ‘희생양’ 삼아 르노에게서 벗어나고자 전략을 펴는 것일 수 있다는 것이다.

검찰이 곤 회장에게 적용한 혐의는 보수 축소 기재, 사적 투자, 경비 유용 등 3가지로 이 중 보수 축소 기재가 핵심 혐의다. 일본에서는 도시바나 가네보가 분식 회계 등 회계 부정으로 적발된 사례가 여럿 있지만, 체포까지 이어진 일은 거의 없었다.

한편 닛산이 플리바게닝으로 책임을 덜게 된다 해도 여전히 리스크는 남는다. 앞으로 제3 자를 포함한 조사위원회 회사와 임원에 대한 책임을 추궁하게 된다. 닛산 임원들은 곤 회장의 부정을 미리 인지하고 막지 못한 책임을 지고 회사에 손해 배상을 하게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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