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 "현대차 실적 회복 쉽지 않아…지정학적 리스크·인구고령화 위험"

입력 2018-11-13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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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서울 여의도에서 무디스와 한국신용평가가 공동주최한 '2019년 한국 신용전망 컨퍼런스' 미디어 브리핑이 열리고 있다.(연합뉴스)

세계 3대 신용평가사 중 하나인 무디스가 현대자동차의 실적 회복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한 가운데 자동차 업계의 전망도 어두울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 경제의 위험 요인으로는 지정학적 리스크와 인구 고령화를 꼽았다.

13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무디스ㆍ한국신용평가 공동 주최 ‘2018년 한국 신용전망 컨퍼런스’에서 크리스 박 무디스 기업평가담당 총괄이사는 “대부분 그룹의 수익성과 재무건전성이 개선되고 있지만 현대차는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실적 악화가 쉽게 호전되기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무디스는 실적 전망을 토대로 현대차 계열사를 비롯한 5개 한국 기업에 ‘부정적’ 등급 전망을 부여했다. 무디스는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 현대글로비스에 ‘Baa1’ 등급을, SK텔레콤에 ‘A3’ 등급을 부여했으며 이들 기업의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부여했다”고 밝혔다. 이어 KCC에 대해 신용등급 하향 조정을 검토 중이라고 언급했다. KCC의 현재 신용등급은 ‘Baa2’이다.

자동차 업황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박 이사는 “자동차 분야는 소폭 실적 회복이 예상되지만 여전히 부진한 수준의 수익성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이 심화하고 있다”면서 “가능성이 크지는 않지만 미국이 수입차에 관세를 부과하면 한국 자동차 업체들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권 한국신용평가 본부장도 “자동차와 조선, 유통, 건설업의 단기 업황 전망은 비우호적”이라고 언급했다.

한국 경제 전반에 대해 무디스는 단기적으로 지정학적 요인과 정책을 포함한 내부적 불확실성이 리스크로 꼽았으며 장기적으로는 인구 고령화가 위험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크리스티안 드 구즈만 무디스 부사장은 "한국의 신용등급 평가에 단기적으로는 지정학적 리스크를 고려하고 있으며 장기적 리스크는 인구 고령화"라고 말했다. 무디스는 한국 신용등급을 'Aa2'로 유지했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한국 신용등급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구즈만 부사장은 “올해 초에는 지난해 상황을 감안해 지정학적 리스크를 높게 봤다”면서 “그러나 올해 들어 상황이 바뀌었다. 평창올림픽도 있었고 남북회담뿐만 아니라 북미회담도 열렸다”고 밝혔다. 다만 “저희가 볼 때는 아직 지정학적 리스크가 높은 수준으로 남아있어 아직도 영구적으로 양자 관계의 긴장이 완화되기에는 요원하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내부적 불확실성에는 최저임금 인상과 주 52시간 근무제 등 여러 정책적 조치를 포함했다”라며 “국가 정책으로 인해 경제 심리가 위축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글로벌 경제에 대해 구즈만 부사장은 “고유가로 인해 경제 성장이 둔화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이런 고유가가 상당 기간 지속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선진국과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도 성장이 둔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무디스는 한국은 현재 성장 중이지만 특히 수출이 둔화하고 있다며 올해 2.5%, 내년에 2.3% 성장할 것으로 전망치를 낮췄다고 밝혔다. 무디스가 신용등급을 부여하고 있는 한국의 23개 비금융 민간기업 중 ‘부정적’ 등급을 부여한 5개사와 신용등급 하향 조정을 검토 중인 1개사를 제외한 나머지 17개사에 대해서는 '안정적' 등급 전망을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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