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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민연금 개혁, 포퓰리즘으론 못한다
입력 2018-11-09 06:00

문재인 대통령이 보건복지부가 8일 보고한 국민연금 개혁안에 대해 ‘전면 재검토’를 지시했다. “국민이 기대하는 수준과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라는 이유에서다. 구체적으로는 개혁안이 제시한 보험료 인상에 거부감을 보였다는 것이다.

복지부가 마련한 개혁 방향은 각각 재정 안정과 소득 강화에 중점을 둔 두 가지 패키지로 알려졌다. 소득대체율을 현행 45%에서 40%로 낮추면서 보험료율을 지금의 9%에서 15%까지 인상하는 방안, 또는 소득대체율 45%에 보험료율은 12%로 올리거나, 소득대체율을 50%로 높이고 보험료율은 13%로 인상하는 것 등이다. 어느 경우든 현행보다 보험료율이 3∼6%포인트 높아져 가입자들의 부담이 늘어난다.

국민연금 개혁은 또다시 표류하게 됐다. 올해 안에 제도개편안이 국회에 제출되기도 어려울 전망이다. 문 대통령은 대선 공약에서 연금보험료 증가 없이 소득대체율을 50%로 높이겠다고 했었다. 보험료 인상을 전제한 복지부 개편안에 퇴짜를 놓은 배경으로 보인다. 하지만 과연 무슨 방법으로 그런 공약을 실행할 수 있다는 건지 의문이다.

국민연금 개혁은 더 미룰 수 없는 과제다. 8월 나온 ‘4차 연금재정계산 보고서’는 연금기금 고갈시점을 2057년으로 예측했다. 2013년의 3차 재정계산에서 추계한 2060년보다 3년 앞당겨졌다. 기금 고갈은 이보다 더 빨라질 가능성이 높다. 심각한 저출산·고령화로 연금받을 사람은 계속 늘어나는 반면, 보험료를 낼 젊은 세대 인구가 감소하고 있다. 경제성장률도 갈수록 떨어지면서 재정 확충의 기반이 약화되고 있다. 국민연금 민간자문위원회가 보험료율의 단계적 인상, 가입기간 연장(60세→65세), 수령 시기 상향(65세→68세) 등의 권고안을 내놨던 것도 그 때문이다. 게다가 기금운용 수익률까지 낮아지고 있다. 수익률은 2013∼2016년 4∼5%대에서 작년 7.28%로 높아졌지만 올해에는 2%를 밑돈다. 연금의 투자수익률이 1%포인트 떨어지면 기금 고갈은 5∼8년 빨라진다.

국민 노후의 안전판인 국민연금을 지속 가능한 체제로 만들려면 또다시 더 내고 덜 받거나, 연금수령 연령을 높이는 개혁을 서두를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하지만 이런 식의 제도개편을 쉽게 납득하고 좋아할 가입자는 어디에도 없다. 정부가 결단을 내리고, 반발하는 국민들에게 그 불가피성을 설득해야 할 사안이다. 그런데도 연금개혁에 ‘국민 눈높이’를 말하는 것은 국민연금이 안고 있는 문제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의 결핍이자, 대중영합주의(포퓰리즘)에 다름아니다. 당장 여론이 나쁘다고 해서 보험료 올리는 것을 회피하는 것은 정말 무책임하고, 미래 세대의 고통과 연금에 대한 불신만 더 키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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