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머니파워’ 앞에 무릎 꿇은 실리콘밸리 스타트업들

입력 2018-11-08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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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슈끄지 사태’ 비난 여론에도 구애 줄이어…뷰·줌 등 소프트뱅크 통해 총 15억 달러 투자 받아

▲자말 카슈끄지 살인의 배후로 의심받고 있는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AP연합뉴스
사우디아라비아가 자국을 비판하던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를 살해해 전 세계적인 비난을 받고 있지만 기업들은 사우디의 자금 앞에 침묵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실리콘밸리 스타트업들이 사우디 자금을 받고자 구애하고 있다고 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

뷰(View)는 빛을 조절할 수 있는 ‘스마트 유리’를 만드는 업체다. 줌(Zume)은 피자를 만드는 로봇을 개발한다. 두 업체는 지난주 총 15억 달러(약 1조7000억 원)를 소프트뱅크의 비전펀드에서 투자 받았다고 밝혔다. 약 1000억 달러 규모인 비전펀드에 사우디는 절반에 가까운 450억 달러를 출자했다.

주택 건설 기업인 카테라는 지난달 말 사우디 정부와 5만 채의 주택을 건설하는 계약을 잠정적으로 체결했다고 밝혔다. 올 초에는 비전펀드에서 10억 달러를 투자받기도 했다.

WSJ는 소프트뱅크가 비전펀드 자금으로 세계 최대 사무실 공유업체 ‘위워크(WeWork)’ 과반 지분을 매입하려 협상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러한 분위기는 지난달 2일 카슈끄지 살인 사건이 발생했을 당시와는 사뭇 다르다. 당시 사우디 왕가가 사건의 배후로 의심되면서 몇몇 실리콘밸리 기업은 사우디 국부펀드가 지난달 리야드에서 주최한 미래투자이니셔티브(FII) 콘퍼런스 참석을 취소했다. 이 중에는 소프트뱅크의 자금을 받는 곳도 있었다.

반면 할리우드의 가장 큰 엔터테인먼트사인 인데버는 사우디와의 비즈니스를 끝내려 하고 있다. 영국 버진그룹과 미국 워싱턴의 수많은 로비단체들도 사우디 정부와의 계약을 취소하거나 유예·중단하려 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화당과 민주당 의원들 역시 사우디와의 관계를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에너지 산업 관련 기업들은 이번 논란에도 여전히 사우디와의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사우디 정부는 처음엔 카슈끄지가 터키 영사관을 살아서 걸어나갔다며 연루 의혹을 부인했지만 조사가 진행되자 그가 영사 내에서 살해당했다고 인정했다. 사우디 정부는 현재 조사를 진행 중이며 배후로 의심 받는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는 관련이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손정의 소프트 뱅크 회장은 지난 5일 실적 보고를 위한 기자회견에서 “사우디와의 관계를 이유로 투자를 거부한 기업이 있다는 것은 들은 바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카슈끄지 살해에 비판적인 의견을 보이면서도 사우디와 계속 협력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사우디는 석유 의존도를 줄이고 경제를 다각화하고자 활발하게 투자하고 있으며 그 대부분을 첨단 기술 분야에 쏟아붓고 있다. 이에 사우디는 미국 스타트업에 대한 최대 자금 공급원으로 부상했다. WSJ의 분석에 따르면 사우디는 2016년 중반 이후 지금까지 미국 스타트업들에 120억 달러 이상을 투자했는데 그 대부분은 비전펀드에서 나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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