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력받는 도시재생] 낙후된 마을·골목 되살려 주민 삶의 질 높인다

입력 2018-11-08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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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내년 예산 1조272억 책정… 3분의 2 쇠퇴지역 고쳐서 다시 쓰는 도시로

▲프랑스 니스의 프롬나드 빠이용. 사진제공 서울시
“지역 특성을 고려한 균형 발전 정책과 마을·골목 중심 재생사업으로 서울의 고질적 현안인 지역 불균형 문제를 해소하겠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2019년 예산안 발표 당시 이같이 말하며 도시재생을 강조했다. 내년 도시계획 및 재생 분야에는 올해보다 두 배 이상인 1조272억 원의 예산이 책정돼 도시재생사업이 탄력을 받고 있다.

도시재생이란 법률적으로 ‘도시재생의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도시재생법)’ 제2조 제1항 제1호에 따라 ‘인구의 감소, 산업구조의 변화, 도시의 무분별한 확장, 주거환경의 노후화 등으로 쇠퇴하는 도시를 지역 역량의 강화, 새로운 기능의 도입·창출 및 지역 자원의 활용을 통해 경제적·사회적·물리적·환경적으로 활성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지우고 새로 쓰는 도시’에서 ‘고쳐서 다시 쓰는 도시’를 지향하는 것으로 봤다. 서울시 도시재생본부는 “도시문제 해결책으로 부수고 다시 세우는 게 아니라 도시와 공존하는 시민들이 관계망 속에서 치유와 회복을 통해 문제를 고치고 발전해 새로운 요구에 대응하는 것이 도시재생”이라고 설명했다.

◇왜 도시재생인가 = 서울시는 ‘2025 서울시 도시재생전략계획’에서 도시재생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에 따르면 우리나라 도시개발계획은 1960년대 이후 급속한 산업화 및 도시화로 도시 성장에 중심을 두면서 신도시, 신시가지 개발 등 주거 공급 위주로 진행됐다. 이는 도시 기능을 개선하고 생활 편익을 높여줬으나 수도권으로의 인구 집중을 가속화해 대도시권 교외 지역의 난개발을 초래했고, 서울과 같은 대도시의 노후 쇠퇴지역은 우선 수익성을 기대할 수 있는 고층·고밀도 아파트나 주상복합 건물 개발로 재정비됐다. 주택 및 교통문제, 도시 경관 손상, 환경 문제, 인프라 부담 등이 야기돼 도시생활의 질이 저하되는 한편 도시의 역사와 문화적 정체성이 상실됐다.

급격한 산업화로 도시의 양적 성장에 치중해 왔다면 이제는 질적 성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서울시는 소득 수준 향상, 삶의 질 관심 증가 등으로 쇠퇴 지역에 대해 질적 성장을 위한 도시재생이 요구된다고 판단했다. 도시재생법에 따르면 서울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지역이 쇠퇴 지역으로 도시재생이 시급하다.2013년 기준 423개 행정동 중 322개(76%)가 법정쇠퇴기준을 충족하고 있다. 도시특별법 제13조 제4항에 따라 인구 감소, 사업체 이탈, 건축물 노후도를 기준으로 3가지 중 2가지 이상 충족하는 지역에 한해 도시재생활성화지역을 지정할 수 있다. 서울시는 “향후 구도심과 노후 주거지를 중심으로 도시재생 수요가 급증할 전망이어서 체계적인 보전·관리와 지역 특성에 맞는 다양한 도시재생 사업의 발굴, 주민 참여를 통한 지속가능성 확보 등 침체된 도시를 재생하기 위한 모두의 노력과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국 뉴욕시 하이 라인 파크. 사진제공 서울시
◇해외서도 도시재생 사업 활발 = 해외 도시재생의 주요 사례로 프랑스 니스의 프롬나드 빠이용(Promenade du Paillon)과 미국 뉴욕에 있는 하이라인 파크(High Line Park) 사업이 있다.

‘프롬나드 빠이용’은 프랑스를 대표하는 해변도시 니스의 빠이용 강 주변에 조성된 공원이다. 니스시는 빠이용 강 상부 도로복개 구간에 있던 소규모 공연장과 시외버스 터미널 등을 철거하고 약 12만600㎡ 규모에 달하는 거대한 공원으로 재사용하기 시작했다. 공원을 횡단하는 도로를 기준으로 분수대, 산책과 휴식을 즐길 수 있는 숲, 어린이들의 놀이 공간 등 3구역으로 조성됐다. 된 프롬나드 빠이용은 레저와 광장, 극장, 도서관 등도시 주요시설도 인접해 시민들에게 이동통로와 도심 속 거대 녹지공간을 제공한다. 구도심과 신도심을 연계하는 빠이용 공원은 조성 전인 2011년보다 부동산 가치가 20% 이상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뉴욕에 위치한 ‘하이라인 파크’도 화물운송 고가 철길이 녹지공원으로 거듭난 곳으로 도시재생의 주요 성공 사례로 꼽힌다. 뉴욕시 맨해튼의 로어 웨스트 사이드에서 운행된 2.33㎞의 도심철도 고가 도로에 2009년 시민들이 주도적으로 꽃과 나무를 심었다.프랑스의 산책로 프롬나드 플랑떼(Promenade Plantee)를 모델로 한 하이라인 파크는 역사성과 독창성까지 갖췄다. 철로의 3분의 1을 남겨 산책로를 조성하고 구역별로 정원, 벤치, 수변 공간 등을 배치했다. 공원 조성 이후 관광객이 몰리고 프랭크 개리, 장 누벨, 시게루 반 등 유명 건축가들의 빌딩과 렌조 피아노가 설계한 휘트니 미술관이 들어서면서 인근 부동산 개발과 상권 활성화, 각종 문화시설 유입 등이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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