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한국경제 금융ㆍ실물 '더블 위기'...'재정트릴레마' 대비해야

입력 2018-11-06 15:31

  • 작게보기

  • 기본크기

  • 크게보기

'2019년 한국경제 대전망' 출간 간담회…"북한에서 '기회의 창' 찾아야"

▲6일 서울 종로구 S타워에서 열린 '2019 한국경제 대전망' 출간 기념 기자감담회에서 공저자인 류덕현 중앙대 교수(왼쪽부터), 이근 서울대 교수, 최영기 한림대 객원교수, 김호원 서울대 중점교수, 김부용 인천대 조교수가 책을 들어 보이고 있다.(사진제공=21세기북스)
경제학자들이 내년 한국 경제 상황에 대해 '외우내환'(外憂內患)이라고 정의했다. 2008년이 금융위기라면 앞으로 다가올 위기는 금융, 실물 분야가 중첩되는 '더블 위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S타워에서 열린 '2019 한국경제 대전망'(21세기북스) 출간기념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저자들은 경기 전망과 해외 주요 상대국의 경제 상황을 종합해 2019년 어떻게 위험 요소를 줄이고 기회와 혁신의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지 제시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류덕현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 최영기 한림대 경영학부 객원교수, 김호원 서울대 산학협력 중점교수, 김부용 인천대 조교수 등 공동저자들이 함께 참석했다.

먼저 이근 경제추격연구소장(서울대 교수)은 "외부적으로는 한국 경제를 둘러싼 불확실성과 리스크가 증가하고 있고 내부적으로는 소득주도성장이 오히려 부작용을 낳고 있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고 했다.

특히 △자본주의가 퇴보하고 보호무역주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으며 △미국과 중국 러시아 등에서 포퓰리즘과 민족주의 성향을 가진 권위자가 등장해 민주주의를 퇴보시키고 있고 △미·중 무역전쟁에 따라 새로운 냉전기에 접어들고 있음을 '외우'의 세 가지 위험 요인으로 규정했다.

이 소장은 "한국은 가장 개방된 시장경제체제와 고도의 민주주의를 갖고 있는 국가로 이전의 자유무역과 민주주의라는 전세계 패러다임에서 높은 성과를 냈다"면서 "이 패러다임이 끝나고 있는 시점에 한국이 준비가 돼있는지 걱정된다"고 했다.

한국 경제의 내부 위기 요인으로 △단기적으로 최저임금 인상 등에 의한 공급 측면의 쇼크로 스태그플레이션(불황 속 물가상승) 위험 △중기적으로는 경직된 노동정책에 따른 옛 유럽식 고실업 함정 우려 △장기적으로는 높은 복지 수준을 위해 조세부담률을 높이거나 국가채무를 늘려야 하는 '재정트릴레마'에 처할 수 있다고 했다.

한국노동연구원장을 지낸 최영기 한림대 경영학부 객원교수는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노동시장 선진화를 위한 개혁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교수는 "고용 분야는 이 정부가 가장 자신있다고 생각했지만 실적은 보잘 것 없었다"며 "정부가 직접 나서서 최저임금을 올리거나 공공부문 정규직화 시한을 정해 밀어붙이는 건 단기적인 해법이다. 저임금 사업장의 생산성 향상 노력 등 산업구조 개혁이 필요한 때"라고 지적했다.

특허청장을 지낸 김호원 서울대 산학협력 중점교수는 재정 확대 필요성을 제기하면서 정부의 주력산업에 대한 새로운 전략이 필수라고 했다. 김 교수는 "일본이나 미국, 중국 등도 반도체 정책을 다시 수립하려 하고 있고, 선진국들이 자동차 정책에 올인을 하고 있다"며 "우리 정부도 업체들에게만 맡기지 말고 자동차, 반도체, 수소경제에 대해 종합 그림을 그려야 한다"고 말했다.

저자들은 내년 한국경제 성장률을 2.5%로 전망했다. 한국은행(2.7%), 한국개발연구원(2.6%)이 제시한 것보다 낮은 수준이다.

정부가 정책신뢰도를 잃은 것에 대해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류덕현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재정정책 외에는 경기를 끌어올릴 특별한 수단이 없다"며 "기업이나 가계가 정책을 신뢰하게 설득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소장은 내년 한국 경제의 '기회의 창'으로 북한을 들었다. 그러면서도 "'기회의 창'이 충분히 열리지 않아 창문을 열고 날아가지 못하는 형국"이라며 "어려운 국면이 예상된다"고 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