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에 부는 ‘폴더블’ 바람…삼성·화웨이 내년 신제품 낼까

입력 2018-11-01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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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처럼 접어 쓰는 스마트폰…제조비·시장성 ‘물음표’

▲업체별 폴더블폰 예상도. 왼쪽 위에서부터 시계 방향으로 삼성 화웨이 오포 비포 애플. 출처 WSJ
휴대폰 제조사들이 둔화된 판매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스마트폰 화면을 크게 제작하고 이를 책처럼 접는(폴더블) 방식을 고민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삼성전자와 화웨이 등이 화면을 접을 수 있는 ‘폴더블 스마트폰(폴더블폰)’을 생산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화웨이는 내년 신제품 출시를 목표로 잡았다.

폴더블폰이 시장에 나오면 10년 전 스마트폰이 처음 등장할 때부터 일관된 네모난 사각형 디자인이 크게 바뀔 것으로 보인다. 그간 애플을 포함한 세계 5대 휴대폰 제조사들은 스마트폰에 폴더블 형태를 적용한 특허 기술을 개발해왔다.

아이폰이 처음 출시된 2007년 이후 스마트폰은 소프트웨어 기능 측면에서 놀랍게 발전했지만 디자인만은 기존 형태 그대로인 상황이다. 화면의 가장자리를 얇게 만들기 위한 노력이 있었지만 이는 디자인 측면에서 근본적인 변화는 아니었다. 스마트폰 이전 시절의 휴대폰들이 슬라이딩 유형부터 조개처럼 열고 닫는 형태까지 다양한 모양과 크기로 출시되던 때와는 달리 매우 정체된 모습이다.

제조사들은 스마트폰 교체 주기가 길어지면서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판매량을 붙잡기 위해서는 혁신이 필수적이라고 보고 있다. 최근 스마트폰의 소프트웨어와 화면 품질, 카메라 기능 등이 날로 발전하면서 소비자들은 제품을 업그레이드할 유인을 크게 느끼지 못하고 있다.

또 차세대 이동통신인 5G가 본격적으로 보급되면 동영상과 가상현실 등 시각 콘텐츠들이 인기를 크게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큰 화면을 보면서도 손가방이나 주머니에 충분히 넣을 수 있는 제품 필요성은 더욱 커졌다.

다만 업체들은 화면 품질과 내구성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충분히 접을 수 있을 만큼 유연한 디스플레이를 개발해야 하는 과제가 있다. 제작비가 많이 들고 생산에 필요한 원료를 얻는 공급망에 한계가 있다는 점도 해결해야 할 부분이다. 궁극적으로는 소비자가 이러한 휴대폰을 정말 필요로 하는지 여부도 더 살펴야 한다.

지난해 중국의 장비 제조사인 ZTE는 ‘엑손M(Axon M)’이라는 이름의 접히는 스마트폰을 출시했으나 판매량은 매우 저조했다. 엑손M은 두 개의 스크린이 힌지를 사이에 두고 나뉘어 있어 혹평을 받았다.

화웨이는 올해 3월 책 모양의 힌지에도 연속되는 스크린이 있는 스마트폰 특허 신청을 냈다. 애플은 ‘Z’ 형태로 접히는 장치 관련 특허를 신청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내년 초 접이식 스크린이 있는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WSJ가 지난 7월 관계자의 멘트를 인용해 전하기도 했다. 아직 애플과 삼성전자 모두 신제품과 기술에 대한 공식적인 언급을 꺼리는 상황이다.

시장분석기관 IDC는 현재로서는 삼성과 LG디스플레이, BOE테크놀로지 등 몇몇 회사만이 고도의 기술을 요하는 폴더블 디스플레이를 개발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WSJ에 따르면 BOE는 화웨이와 협업하고 있다.

폴더블폰이 개발될 경우 필요한 원료도 기존 스마트폰과는 매우 다를 것으로 전망된다. 대부분 스마트폰은 LCD를 적용하지만 접히는 제품은 더 유연하고 유기적인 특성이 있는 발광다이오드나 아몰레드 등을 사용해야 한다. 이미 아이폰X와 삼성의 갤럭시S에 이러한 기술이 적용된 적이 있는데 이 제품들은 LCD 제품보다 훨씬 비싸다.

스크린 역시 접고 펴기를 반복하기 위해서는 내구성이 강해야 한다. 배터리가 오래 지속될 수 있을지 여부도 관건이다. 현재 대화면 모바일 기기 시장을 태블릿이 장악한 점 역시 폴더블폰의 시장성이 불확실한 이유로 꼽힌다.

시장조사업체 IHS는 “이미 많은 소비자가 고가 스마트폰에 1000달러(약 114만 원)를 기꺼이 지불하고 있다”며 “그러나 폴더블 기기 가격은 적어도 그 두 배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중국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업체 로욜이 이날 베이징 행사에서 세계 최초로 폴더블폰을 출시한다고 밝혔으나 업계에서는 시장성에 의문을 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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