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미국과의 무역전쟁 두렵지 않아”…10년, 20년 단위로 장기화 가능성

입력 2018-10-23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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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칭리 정협 부주석 “미국에 대응 이외 다른 선택지 없어”

▲중국 오성홍기와 미국 성조기.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전쟁을 원하지는 않으나 두렵지도 않다며 단호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AP연합뉴스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전쟁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며 쉽게 물러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23일(현지시간) CNBC는 장칭리 중국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부주석이 전날 중국 베이징에서 홍콩 미국상공회의소 소속 미국 기업인들을 만나 무역 전쟁과 관련해 미국에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고 보도했다.

장 부주석은 “중국은 장기간 전략적 파트너였던 미국은 말할 것도 없고 다른 나라와의 무역 전쟁도 절대 원하지 않는다”라면서도 “그러나 우리는 그러한 전쟁을 두려워하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는 장 부주석과 홍콩 미국상공회의소의 기업 관계자 25명이 참석했다.

장 부주석이 속한 정협은 중국 공산당이 정책을 결정할 때 의견을 수렴하는 최고 자문기구이다. 중국 정부가 공산당 지도층의 입을 빌려 미 기업인들에 무역 전쟁에 대한 의지를 보여준 셈이다. 미국상공회의소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반대하고 있다.

당시 참석자에 따르면 장 부주석은 트럼프 행정부가 무역 협상에서 진전을 이룬 후에도 관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미국 측은 몇 차례 협상 후 중국과의 합의를 무시했으며 중국과의 무역 전쟁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은 이에 대응하는 것 외에 다른 선택지가 없다”고 밝혔다.

이는 양국의 갈등이 끝나지 않았으며 중국이 더욱 단호한 접근 방식을 취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CNBC는 분석했다. 댄 에버하트 석유시추업체 캐너리 LLC 최고경영자(CEO)는 “무역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면서도 중국은 이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발언은 미국의 공격적인 태도에 대한 절제된 저항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미 백악관은 CNBC에 보낸 성명에서 “중국과의 무역 전쟁을 추구하지 않는다”며 “전쟁이 아니라 중국의 불공정한 무역 관행을 바꾸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린지 월터스 미 백악관 부대변인은 “미국 무역 활동의 목적은 중국 경제에 해를 입히거나 무역 전쟁을 시작하는 게 아니라 중국이 공정한 경쟁을 허용하고 수년간 미국 노동자를 해친 불공정 무역 행위를 중단토록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일본 굴지 종합상사인 마루베니의 아사다 데루오 회장은 이날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미·중 무역전쟁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아사다 회장은 “미·중 무역 전쟁은 장기화할 것이다. 10년, 20년 단위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면서 “대중 무역적자뿐만 아니라 중국의 지식재산권 침해와 미국과 중국의 경제 패권 다툼이 걸려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무역 전쟁 장기화의 영향에 대해 아사다 회장은 “보호주의 정책은 확실히 미국 경제에 나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 “2년 후인 2020년부터 악영향이 표면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제품 가격이 올라 인플레이션이 일어나고 장기 금리가 상승하며 결과적으로 주식 시장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무역 전쟁이 중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큰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미국도 ‘부메랑 효과’를 받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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