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카슈끄지 사망’ 공개적으로 인정

입력 2018-10-19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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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카슈끄지 죽음과 연관 밝혀지면 ‘심각한’ 결과 직면할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매릴랜드 앤드류 공군기지에서 몬타나로 가는 비행기에 오르기 전 사우디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피살 의혹과 관련해 이야기 하고 있다. 매릴랜드/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가 살해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지 2주 만에 18일(현지시간) 그의 사망 사실을 처음 공개적으로 인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사우디와 터키의 조사를 통한 최종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면서도 “사우디가 카슈끄지의 죽음과 연관된 것이 밝혀지면 ‘심각한’ 결과를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카슈끄지의 사망 사실에 대한 질문에 그는 “분명히 그렇게 보인다. 슬픈 일이다”라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사우디 정권이 배후에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 ‘가혹한 처벌’을 하겠다고 밝혔으나 아직 구체적인 사실관계가 나온 게 없다며 유보적인 태도를 취했다. 이 때문에 사우디가 미국산 무기구매의 ‘큰 손’이라서 어정쩡한 태도를 보인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카슈끄지의 끔찍한 살해 정황이 담긴 녹취록이 공개되고, 영국 프랑스 독일 외무장관들이 공동 성명서를 내고 국제통화기금(IMF)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 등이 사우디발 행사에 불참하는 등 국제적 이슈로 확대하자 사우디 국왕과 왕세자를 더는 두둔하기만은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에 어떻게 대응할 것이냐는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매우 가혹할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무슨 일이 일어날지 보자”고 선 진상규명부터 해야 한다는 뜻을 고수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사우디와 터키를 방문하고 귀국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귀국 보고를 한 뒤 나왔다.

폼페이오 장관은 “리야드에서 국왕과 왕세자, 외무장관 등을 만나 대화를 나눴으며, 그들에게 우리가 이 사안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전했다 ”며 “그들 역시 카슈끄지 실종의 심각함을 이해하고 있으며 완전하고 철저한 수사를 시행해 투명한 보고가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오늘 트럼프 대통령에게 그들의 조사가 끝나고 우리가 사실관계를 파악할 동안 며칠 더 기다려보자고 요청했다”며 “그쯤 우리는 이 사태에 어떻게 대응할지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우리가 사우디와 오랜 전략적 관계가 있다는 점도 기억해야 한다”며 “대테러 문제와 관련한 중요한 파트너이고 중요한 전략적 동맹”이라고 여전히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이날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23일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서 열리는 대규모 국제 투자회의 ‘미래 투자 이니셔티브’(FII) 불참 행렬에 동참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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