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유명 언론인 암살 의혹에 경제부흥 꿈 흔들려

입력 2018-10-15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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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I 포럼 불참자 속출·국제 관계 악화…사우디 증시 타다울지수 3.5%↓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14일(현지시간)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회장이 미래투자이니셔티브(FII) 불참을 선언하는 등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실종 사건 이후 세계 주요 기업과 경제 인사들이 사우디를 외면하면서 빈 살만 왕세자의 ‘비전 2030’에 차질이 예상된다. AP연합뉴스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제 부흥 꿈이 흔들리고 있다.

이달 초 터키 사우디 총영사관에서 실종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가 사우디 정부의 지시로 암살됐다는 의혹이 부상하면서 사막에서 투자 허브로 재탄생하려던 사우디의 위기가 본격화하고 있다. 카슈끄지는 사우디 왕실을 비판해온 것으로 유명하다.

1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23일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서 개막하는 미래투자이니셔티브(FII)에 불참자가 속출하고 있다. FII는 ‘사막의 다보스포럼’으로 불리는 대규모 국제 투자 회의이다. 올해 FII 포럼은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비전 2030’ 계획을 발표해 석유 의존적인 사우디의 경제 구조를 개방하고 다양화하려는 의지를 나타내는 장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카슈끄지 실종 사건의 여파로 불참 선언이 이어지고 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회장이 이날 불참 의사를 밝혔으며 빌 포드 포드 자동차 회장도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 앞서 다라 코스로우샤이 우버 최고경영자(CEO)도 불참하기로 했다. 김용 세계은행 총재도 참석하지 않을 예정이다.

CNN과 CNBC, 블룸버그, 뉴욕타임스(NYT), 이코노미스트 등 언론사들도 FII에 불참하며 행사를 보도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마르코 루비오 미국 공화당 소속 상원의원은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이 23~25일 열리는 FII에 가지 않을 것을 촉구했다. 리엄 폭스 영국 국제통상부 장관도 불참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가디언은 세계 주요 기업 및 경제 주요 인사의 FII 불참은 해외 투자를 유치해 ‘석유 왕국’에서 벗어나려는 사우디 정책 입안자들에게 타격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사우디의 국제 관계도 악화할 것으로 보인다. 전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사우디를 향해 “엄벌이 있을 것”이라 경고하자 이날 사우디는 “경제력을 사용해 더 큰 조치로 보복할 것”이라며 맞대응했다. 영국과 프랑스, 독일 3개국이 사우디 정부에 신뢰할 수 있는 조사를 촉구하는 등 국제사회의 압력도 강해지고 있다. 3개국 외무장관은 이날 공동성명을 통해 “이번 사건의 책임을 누가 져야 하는지 알아내야 한다”며 우리는 표현의 자유를 수호하고 언론인 보호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으며 이번 사건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사우디 증시 타다울지수 추이. 14일(현지시간) 종가 7266.59. 출처 블룸버그
사우디 증시 타다울지수는 이날 장 초반 7% 폭락해 2014년 12월 이후 4년 만에 최대폭으로 떨어졌다. 이후 낙폭이 줄었으나 3.5% 급락하며 장을 마쳤다. 전문가들은 시장이 카슈끄지 실종 사건으로 인한 정치적 여파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부 투자자들은 미국의 사우디 제재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돌아서면 석유 중심 경제에서 벗어나겠다는 빈 살만 왕세자의 비전 2030에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리처드 브랜슨 버진그룹 회장은 카슈끄지 실종과 관련해 사우디 관광 사업 관련 이사직에서 물러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버진그룹의 우주 산업에 대한 사우디 국부펀드의 10억 달러(약 1조1300억 원) 투자도 받아들이지 않을 계획이다. 브랜슨 회장은 “사건의 진상이 밝혀질 때까지 사우디와 관련된 모든 업무를 중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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