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의 강자 역세권 단지, 정부 규제에도 프리미엄은 ‘억’

입력 2018-09-26 10:00수정 2018-09-27 0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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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부동산 규제 속에서도 지하철역과 가까운 역세권 아파트의 인기는 여전하다. 같은 지역이라도 역과의 거리에 따라 적게는 수천 만 원, 많게는 억 단위 차이를 보이는가 하면 신규 분양 단지의 경우 청약 성적도 크게 갈린다.

이는 역세권 아파트가 단순히 교통만 편리한 것이 아니라 주거 편의성도 덩달아 향상되기 때문이다. 역 주변으로 유동인구가 증가하면서 다양한 편의시설의 공급으로 인근 상권이 자연스럽게 활성화되는 것이다.

특히 지하철이 잘 발달돼 있는 수도권(서울·경기·인천)의 경우 지하철 이용률이 높기 때문에 역과 가까울수록 시세 상승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KB부동산시세 자료를 보면 지하철 2호선 잠실새내역 바로 앞에 위치한 서울 송파구 잠실동 ‘트리지움(2007년 8월 입주)’ 전용 84㎡는 1년 동안(2017년 9월~2018년 8월) 평균매매가격이 4억4000만 원(11억6500만 원→16억500만 원)이 올랐다.

반면 2호선 잠실새내역과 잠실역 모두 도보 10분 이상 걸리는 잠실동 ‘레이크팰리스(2006년 12월 입주)’ 전용 84㎡는 1년 간 3억3300만 원(12억2000만 원→15억5300만 원)이 올라 역 바로 앞에 위치한 ‘트리지움’이 무려 1억 원 이상 더 높게 프리미엄이 형성돼 있다.

아직 개통되지 않은 역세권도 그 영향력은 적지 않다. 2019년 개통 예정인 김포도시철도 운양역이 도보 5분 이내 위치한 경기 김포시 운양동 ‘한강신도시 운양 푸르지오(2016년 2월 입주)’ 전용 84㎡는 1년 동안 평균매매가격이 8000만 원(3억7000만 원→4억5000만 원)이 올랐다.

하지만 운양역과 800m 이상 떨어진 운양동 ‘풍경마을 래미안 한강2차(2014년 6월 입주)’ 전용 84㎡는 1년 간 750만 원(3억9750만 원→4억500만 원) 오르는데 그치며 역세권 아파트와 10배 이상의 프리미엄 차이를 보였다.

역세권 여부는 분양권 프리미엄 형성에서도 그 효과가 발휘된다. 국토부 실거래가 자료를 보면 지하철 5호선 상일동역 바로 앞에 위치한 서울 강동구 고덕동 ‘고덕 그라시움(2019년 9월 입주 예정)’ 전용 84㎡ 분양권은 지난 8월 10억4030만 원(4층)에 거래돼 최초 분양가(7억8400만 원~8억 원) 대비 최소 2억4030만 원이 올랐다.

경기지역도 마찬가지다. 5호선 연장선 미사역(예정)과 인접한 경기 하남시 망월동 ‘하남미사강변 호반 써밋플레이스(2019년 6월 입주 예정)’ 전용 99㎡ 분양권은 지난 8월 6억7020만 원(13층)에 거래되며 최초 분양가(5억1150만 원)에서 1억5870만 원의 프리미엄이 형성됐다. 하지만 인근 비역세권 아파트인 풍산동 ‘하남 힐즈파크 푸르지오(2018년 10월 입주 예정)’ 전용 98㎡ 분양권은 지난 8월 5억2624만 원(11층)에 거래돼 최초 분양가(4억5200만 원)에서 7424만 원 오르는데 그치며 2배 이상 프리미엄 차이를 보였다.

때문에 분양시장에서도 역과의 거리에 따라 청약성적은 극명히 갈린다. 지난 6월 분양한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 ‘신길파크자이’는 7호선 신풍역이 500m 이내 위치한 역세권 아파트다. 금융결제원 자료를 보면 이 단지는 150가구 모집(특별공급 제외)에 무려 1만1944명이 몰리며 79.63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반면 이보다 앞선 2월 인근 대림동에 분양한 ‘e편한세상 보라매 2차’는 가장 가까운 지하철역이 600m 이상 거리에 위치한다. 이 단지는 500가구 모집(특별공급 제외)에 4750명이 접수해 9.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서울 접근성에 따라 집값이 결정되는 경기지역도 상황은 비슷하다. 지난 2월 경기 수원시 인계동에 분양한 ‘수원 인계동 동문굿모닝힐’은 가장 가까운 지하철역이 도보로 20분 이상 걸린다. 이 단지는 275가구 모집(특별공급 제외)에 1056명이 접수해 3.84대 1의 평균 경쟁률을 보였다. 반면 지하철 1호선 화서역을 통해 서울로 이동이 편리한 역세권 아파트 정자동 ‘화서역 파크 푸르지오’는 5월 분양 당시 1663가구 모집(특별공급 제외)에 1만9384명이 몰리며 11.66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특히 서울과의 접근성이 떨어지는 지역에 신규 노선이 개통될 경우 매매 거래가 활발히 이뤄지기도 한다. 경기 의정부시 용현동 ‘현대아파트 1차(1992년 7월 입주, 986가구)’는 의정부 경전철 및 7호선 연장선이 개통 예정인 탑석역 바로 앞에 위치해 있다. 이 단지는 올해 들어(1월~9월) 49건의 매매 거래가 이뤄졌다. 하지만 역과 직선거리로 1km 가량 떨어진 민락동 ‘민락주공2단지아파트(1999년 8월 입주, 860가구)’는 같은 기간 26건의 매매 거래가 이뤄지는데 그치며 역세권 아파트가 2배 가까이 높은 거래량을 보였다.

한 분양업체 관계자는 “역세권과 비역세권 사이의 프리미엄 차이가 큰 것은 당연하고 같은 역세권일지라도 초역세권, 직접역세권, 간접역세권 등 그 범위에 따라 가격 형성에 차이가 큰 경우도 많다”면서 “같은 역세권일지라도 서울 접근성 및 교차하는 노선 개수 등에 따라 프리미엄도 천차만별인 만큼 역세권 아파트를 선택할 때에도 각각의 조건들을 잘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연내 수도권에서도 도보로 지하철 이용이 가능한 역세권 단지가 분양을 앞두고 있어 수요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GS건설은 10월에 경기도 의정부시 용현동 241번지 용현주공아파트를 재건축한 ‘탑석센트럴자이’를 분양한다. 지하 3층~지상 최고 35층 16개동, 총 2573가구 중 전용면적 49~105㎡ 832가구를 일반 분양한다. 이 단지는 7호선 연장선의 최대 수혜단지로 새로 신설되는 7호선 연장 탑석역(예정)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다.

또한 삼성물산도 같은 달 경기도 부천시 송내 1-2구역에 '래미안 부천 어반비스타'를 분양한다. 이 단지는 지하철 1호선 중동역을 도보로 이용 가능하다.

SK건설이 10월 분양에 나서는 인천시 서구 가정동 일대에 ‘루원시티 SK리더스뷰’는 지하 4층~지상 최고 45층, 전용면적 75~102㎡, 총 2378가구 규모로 인천 지하철 2호선 가정역이 도보 5분 거리에 있다.

12월에는 효성이 서울시 서대문구 홍제3동 일대에 '홍제역 효성해링턴 플레이스(가칭)'를 분양한다. 단지는 지하 3층~지상 20층 18개동, 전용면적 39~114㎡, 총 1116가구 중 419가구를 일반 분양하고 이 단지는 지하철 3호선 홍제역이 도보 5분 이내에 위치하고 있다.

▲수도권 내 역세권 신규 분양단지(자료=각 건설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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