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국제콘퍼런스-종합] "여성이 경제를 살린다…성다양성 포용해 재도약해야"

입력 2018-09-19 16:37수정 2018-09-19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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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대한민국 여성 금융인 국제 콘퍼런스가 19일 오전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렸다. 이투데이 미디어와 여성금융인네트워크가 공동 주최·주관한 이번 행사는 '여성이 경제를 살린다-성다양성 포용으로 재도약하는 대한민국!'을 주제로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활성화 방안을 모색한다. 이날 김상경(앞줄 왼쪽에서 여덟번째) 여(이투데이DB)

19일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서울에서 열린 '2018 대한민국 여성 금융인 국제 콘퍼런스'에는 1년 전 이곳을 찾은 크리스틴 라가드르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의 흔적이 여전히 남아있었다. 이날 강연자들과 청중들은 "나도 유리천장을 경험했다"던 라가르드 총재의 전언을 되새기며 오늘과 내일 금융권에서의 여성성에 대한 고민과 생각을 주고받았다.

이날 행사는 김상경 여성금융인네트워크의 개회사로 시작됐다. "작년 행사에 라가드르 총재가 한국의 여성 남녀고용이 평등하게 된다면 성장률이 1%포인트, GDP는 10% 증가할 것이라고 말씀했다"며 운을 뗀 김 회장은 "금융권 여성들은 최근 40년간 가장 먼 변방에 위치해있었다"며 "여금넷이 지속적으로 '30% 여성임원 만들기'를 목표로 유리천장을 깨고는 있지만, 아직도 문이 굳게 닫혀 있는 상황"이라고 현실을 짚었다.

문재인 대통령과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의 서면축사도 이어졌다.

"국민들이 더 편하고 쉽게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된 데에는 여성금융인의 역할이 컸습니다"고 여성 금융인을 격려한 문 대통령은 "안타깝게도 우리나라의 여성 경제활동 참가율은 OECD 국가 중 최하위권에 속한다"며 "여성의 사회·경제적 역할의 확대를 위해 최선을 다해 뒷받침하겠다"고 강조했다.

정 장관도 “성별임금격차, 유리천장지수 등 우리나라 고용현장의 성평등 수준은 OECD 회원국 중 최하위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며 문 대통령과 문제 인식을 같이 했다. 그는 “고용 전반에서 성별에 상관없이 공정한 기회와 업무평가가 이루어지도록 하고 일과 생활의 균형 사회를 조성하는 것이 근본적으로 필요하다"며 “여가부는 민간기업의 여성 임원 확대 등 유리천장 해소 노력을 기관 투자 기준에 반영하도록 관련 부처와 협의하고 고용 전반에서 성차별이 근절되도록 개선방안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민병두 국회 정무위원장은 축사에서 우리 사회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 "A는 AI, B는 블록체인, C는 문화콘텐츠로 이 세 가지가 미래를 이끌어 나갈 것"이라며 "여기에 젠더(Gender)를 더해 여성의 역량을 얼마나 끄집어내는 가에 미래가 달려있다"고 설명했다.

민 위원장은 "금융감독원이 은행업감독업무시행세칙을 개정해 은행권의 신규채용자 성비를 비롯한 여성 임직원 현황을 공시하도록 한 것은 여성 경제활동 활성화의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개회식에 이어 히로 미즈노 일본 공적연금(GPIF) 최고투자책임자(CIO)와 잉그리드 드렉셀 한독상공회의소 독일회장, 그리고 이현주 블룸버그코리아 주식데이터 팀장의 주제강연이 이어졌다.

이날 강연자들은 단순히 양적인 차원에서 금융권 여성의 권리를 신장해야 한다고 주장하지 않았다. 투자의 관점에서, 혹은 질적인 차원에서 여성 금융인의 신장이 얼마나 중요한지 한 목소리로 역설했다.

그중에서도 히로 CIO와 이 팀장은 장기 투자의 관점에서 여성 금융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히로 CIO는 “2년 전 GPIF는 ESG(환경ㆍ사회ㆍ지배구조) 원칙을 토대로 장기투자수익률을 지켜야 한다는 원칙을 세웠다”며 “ESG 평가를 이용해야만 전반적으로 기업의 가치를 올리고 지속가능성을 지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지금까지 성다양성 지수를 높이기 위해 상당한 투자를 감행해왔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여성과 성다양성의 힘에 대한 신념이 중요하다”며 “ESG나 성다양성이 증권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은 미국이나 일본, 영국 등에서 드러났다”고 강조했다.

이 팀장은 사회적책임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미국이나 유럽은 사회책임투자가 상당히 오랫동안 진행해왔지만 한국의 경우 시가총액의 1% 정도만 사회책임투자에 해당하는 등 미비한 수준”이라고 사회책임투자의 현황을 전했다.

그러면서 이 팀장은 "정작 주요 지표인 ESG(환경·사회·지배구조)에 대한 정보는 미흡한 상황이라고 꼬집으며 “(블룸버그는) 양성평등에 대한 정보를 제대로 제공하고, 받기 위해 GEI 지수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잉그리드 의장은 질적인 차원에서 여성 금융인들의 신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 회사 리더십은 팀 7명 중 5명이 여성이어서 남성이 오히려 성평등을 주장하고 있다"며 "좋은 리더십은 다양성과 포용성을 조직 내에 구축하는 것이지 어떤 식이든 한쪽 성별로 치우치는 건 좋지 않다"며 젠더 퀄리티(gender quality)를 강조했다.

다만 그는 여성할당제나 성교육 점수에 대해 "개인적으로 할당제는 임시로 도움 될지라도 장기적 관점에서는 유용하지 않다"며 "다른 마음가짐을 가지기 위해서는 여성이건 남성이건 진정으로 성 조합 이뤄졌을 때 시너지를 내게 될 것"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마지막으로 이주희 이화여자대학교 사회학과 교수의 사회로 패널토론이 진행됐다. 히로 미즈노 CIO와 잉그리드 드렉셀 독일 회장, 그리고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이사가 여성 경제인·금융인의 역할, 양성 방안 등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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