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대북사업 공들인 수출입은행, 방북명단 제외 왜?

입력 2018-09-18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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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성수 한국수출입은행장이 남북 정상회담 특별 수행원 명단에서 제외됐다.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남북 정상회담 특별 수행원 명단에 이름을 올렸지만, 같은 국책은행인 수은은 방북이 무산된 것이다. 수은의 경우 ‘남북 경제협력’과 관련해서는 산은보다 오랜 시간 공을 들였던 터라, 내부에서는 “우리도 궁금하다”며 의아해하는 분위기다. 향후 대북 사업 방향도 산은을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커졌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이날부터 열리는 ‘남북정상회담 평양’에 특별 수행원으로 참석한다. 유일한 금융권 인사로 이 명단에 은성수 수출입은행장은 없었다. 수은이 그간 대북사업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맡았던 것을 고려하면 은 행장의 불참은 선뜻 이해하기 어렵다. 수은 관계자가 “(불참 배경에 대해) 우리도 궁금하다”고 말했을 정도다.

은 행장은 7월 기자간담회에서 “대북 경제협력 경험과 해외 인프라 등을 바탕으로 대북 경협의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을 만큼 남북 경협 참여 의지를 피력했다. 수은은 남북 간 교류가 잠시 끊겼던 시기에도 남북협력 본부의 기능을 유지해 왔다. 1991년부터 30년 가까이 남북협력기금(IKCF)도 운영 중이다.

이러한 이유로 일각에서는 남북 경제협력을 주도하는 기관으로 산은보다 수은이 더 적합하다는 말이 오가곤 했지만, 결국 “평양에 가보고 싶다”던 이 회장이 선택됐다. 산은은 올 하반기 조직개편 당시 기존 통일사업부를 한반도신경제센터로 이름을 바꾸고 센터 내에 남북경협연구단을 별도로 꾸리는 등 남북경협 기능을 대폭 강화한 바 있다.

산은의 이번 평양행은 정부의 전력·철도·도로 등 사회간접자본(SOC) 분야 교류협력에 대한 인프라 지원 성격이 짙다. 다만 수은이 아닌, 산은이 선택된 데는 정부가 바라보는 ‘대북 사업’의 시각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산은은 대외 정책금융을 담당하는 수은과 달리 국내에 집중한다. 이번 경제 협력을 단순히 북한을 상대로 하는 외부 사업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당국의 의도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신경제지도와 관련해 관련도가 큰 기관 위주로 뽑지 않았나 싶다”고 평가했다.

남북경협 사업에 대한 산은의 역할에 대해서 이 회장은 “굉장히 할 일이 많다. 경제협력의 기반을 다지는 것부터 구체적인 협력 사업까지 폭이 넓고 할 일이 많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북측의 SOC 등에 대한 금융 제공 등을 논의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이와 관련해 산업은행 관계자는 “아직 전해들은 내용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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