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이체방크, 브렉시트 대비해 런던서 자산 이전

입력 2018-09-17 09:46

  • 작게보기

  • 기본크기

  • 크게보기

6000억 유로 자산 중 4분의 3을 독일로 옮길 예정…ECB “브렉시트 후 런던서 글로벌 금융 서비스 제한해야”

▲독일 도이체방크 로고. 1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는 도이체방크가 브렉시트로 유럽 당국의 규제 압력이 커져 영국 지사의 자산을 독일로 이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AP뉴시스
독일 도이체방크가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로 영국 사업에 대한 유럽 규제 당국의 압력이 높아지자 영국 런던에서 독일 프랑크푸르트로 수천억 유로의 자산을 이전할 계획이다.

1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도이체방크는 6000억 유로(약 783조 원)의 자산 중 약 4분의 3을 독일로 옮길 것으로 보인다. 아직 자산 이동 규모에 대한 최종 결정은 내려지지 않았으나 도이체방크는 이미 영국에서의 사업을 축소하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영국이 내년 3월 EU를 떠나게 되자 도이체방크에 독일에서의 자본과 유동성을 확대해 ‘제3국 지사’에 대한 규정을 준수하라고 요구했다. ECB 감독관은 도이체방크 경영진에게 영국 지사는 전 세계에 투자 금융 서비스를 수출하기보다는 국가 내 법인과 개인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제한돼야 한다고 말했다. ECB는 브렉시트 이후 유럽 당국의 충분한 감독이 미치지 않는 상태인 영국에 도이체방크의 글로벌 투자 은행 업무가 너무 많이 남아있을 것을 우려한다.

이에 도이체방크는 영국 지사의 자산 규모를 미국 지주회사의 약 1450억 달러(약 162조8000억 원)보다 작게 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도이체방크가 영국 지사의 자산 규모를 직접 밝히지는 않았으나 애널리스트들은 2016년 기준 6000억 유로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했다.

도이체방크의 사업 축소는 유럽 금융 중심지인 런던에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FT는 초기 영향은 적으나 ECB가 은행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면 심각한 장기적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도이체방크 관계자는 규제 당국의 요구가 번거로워 브렉시트 후 도이체방크가 영국에서의 사업을 자회사로 전환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자회사가 설립되면 도이체방크의 자본과 현금 중 일부가 영국에 갇히게 되며 영란은행의 감독을 받게 된다. 이전에는 지사를 둔 외국 은행은 본국 기관에 의한 감독을 받았으며 하루 만에 자본금을 송금할 수 있었다.

영란은행은 런던에 있는 유럽 투자은행이 자회사를 설립하도록 강요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