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 인사이트] 하늘을 나는 ‘피’...의료 난민 구하는 ‘드론’

입력 2018-09-07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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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완다·탄자니아서 수혈용 혈액험지 많고 병원 간 거리 먼 아프리카...‘하늘 길’ 이용해 1000만명 이상 구할 것으로 기대

▲짚라인의 의약전문가가 드론을 통해 배송할 의약품을 들고 서있다. 사진 출처=짚라인 홈페이지 캡쳐
수혈용 피는 냉장보관이 필수다. 냉장장치가 없는 채로 운반이 지체되면 폐기해야 한다. 아프리카에서 이 문제는 심각하다. 의약품 재고가 부족하고, 병원과 병원 사이의 거리가 멀어 운반에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이 문제를 단박에 해결한 것이 ‘드론’이다. 르완다의 짚라인은 대형 드론을 띄워 수혈용 혈액과 백신, 의료 장비 등을 단시간에 병원으로 실어 날러 의료 난민들을 구하고 있다.

6일(현지시간) 니혼게이자이신문은 IT 기술이 급성장하고 있는 아프리카 르완다의 짚라인을 소개했다. 짚라인은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기술을 처음 개발해 2016년 10월부터 르완다 현지에서 운용을 시작했다. 르완다 전역의 병원 약 스무 군데에 의약품을 신속 배달한다. 르완다는 험지가 많아 교통망이 잘 정비돼있지 않다. 도로가 있다 해도 공중에서 직선거리로 가는 것보다는 당연히 시간이 오래 걸린다. 짚라인 센터가 위치한 곳에서 수도 키갈리까지 자동차로는 편도 1시간이 걸리지만, 드론을 이용하면 단 8분이면 도착한다. 기존에 긴 배송시간 속에서 길 위에서 버려지던 수혈용 피의 95%를 보존할 수 있을 만큼 신속하다.

▲의약품을 배송하는 짚라인 대형 드론. 사진 출처=짚라인 홈페이지 캡쳐.
짚라인 의약품 배송 드론은 내구성과 보온성이 뛰어난 스티로폼으로 제작한다. 몇 초 안에 시속 100km의 속도를 낼 수 있고, 최고 시속은 130km로 보통 드론 속도에 4배에 달한다. 왕복 160km까지 비행이 가능해서 1대 당 하루 20~30회 정도 배달할 수 있다. 2년간 짚라인이 드론으로 배송한 혈액만 총 1만2000팩이다.

짚라인 내 의약 지식을 갖춘 전문가들이 정부와 협상을 통해 병원들과 연계한다. 짚라인에서 일하는 이스라엘 빈뻬는 “르완다 대부분의 병원에 30분 이내 혈액을 제공하고 있다. 키갈리를 제외한 르완다 내 혈액 공급의 20% 이상은 우리 드론이 나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켈러 리나우도 짚라인 최고경영자(CEO)는 “아마존과 구글, 알리바바 등 세계 유수의 IT 기업들이 드론 배송을 상용화하려고 노력 중인데, 짚라인은 아프리카에서 이미 2년 전부터 활용하고 있다”며 자부심을 보였다. 짚라인은 지난해 탄자니아에 세계 최대 드론 배송센터 설립을 공표했다. 탄자니아 정부와 협력해 1000개 이상의 의료 기관에 하루 최대 2000번 수혈용 혈액과 HIV백신, 말라리아 예방약 등을 드론으로 배송할 계획이다. 짚라인은 이를 통해 약 1000만 명 이상의 생명을 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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