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8월 금리 동결”…증권가 연내 금리 향방 해석 엇갈려

입력 2018-08-31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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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4월12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은에서 연임 임기 시작 후 처음으로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오승현 기자 story@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8월 기준금리를 1.50% 수준으로 동결한 내용을 두고 연내 금리 방향에 대해 증권사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렸다. 현재 우리 경제에 상존하는 대‧내외 불확실성은 공감하면서도 반전 가능성에 대해 해석이 달랐기 때문이다.

31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회의를 마친 후 기준금리를 6회 연속 현 수준인 연 1.50%로 동결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대‧내외경제 불확실성은 이전보다 커졌다고 하면서도, 기대성장률이 예상에 근접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양방으로 요동치는 리스크 관리를 위해 면밀히 살펴보겠다며 연내 금리 인상 횟수에 대해서는 어떠한 전망도 밝히지 않았다. 이에 증권가의 해석은 연내 금리 방향에 대해 인상과 동결 두 흐름으로 양분됐다.

금리 동결을 예상하는 증권가의 논리는 경제지표의 ‘약화’다.

김지만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고용지표가 개선되고 무역분쟁 이슈도 완화된다면 2019년 상반기에 금리인상을 기대할 수 있다”면서도 “현재는 뚜렷하게 반전을 기대할만한 부분이 확인되지 않아 내년 상반기까지 금리인상이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명실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통화정책의 직접적 요인은 아니지만 최근 고용시장의 악화 등도 결국 장기적으로 소비와 연관된다는 측면에서 통화긴축의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하반기 국내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다만 “2019년도 예산 등 정부의 재정확대 기조를 감안할 때, 통화정책이 재정정책과 일관성이 유지될 필요가 높은 것으로 판단한다”며 “7월 대비 이 총재의 발언이 상당히 비둘기파적인 점도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구혜영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수출을 제외한 대부분의 경제지표가 부진한 가운데 고용 둔화가 두드러지게 확인되고 있다”며 “대내 여건이 대내 성장경로 불확실성을 높이고 경기 하방리스크를 자극하고 있어 리스크가 하나씩 해소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기준금리가 연내 동결할 전망을 유지한다면서 “한국은행은 시간을 두고 여건의 변화를 점검할 전망”고 덧붙였다.

미‧중 무역분쟁 등 글로벌 통상 갈등이 해결되면 충분히 연내에 금리가 인상될 수 있음을 암시했다. 다만 인상 시기에 대해선 의견이 달랐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모멘텀이 둔회된 경기 여건으로 인해 금융시장 차원에서 기준금리 인상 기대는 크게 악화됐지만 글로벌 통상 갈등이 잠시나마 봉합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는 올해 11월 정도에 1회 금리 인상은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신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8월 금통위가 금리 동결로 마무리됐고 경기종합지수 역시 여전히 내리막임이 확인됐다”며 기준금리 인상 재개 시점은 4/4분기가 될 것이라는 기존 전망을 유지했다.

허정인 NH선물 연구원은 “한은의 경기평가 및 대외요인을 살펴봤을 때 4분기 중 금리인상이 시행될 전망”이라며 “다만 연말에 가까울수록 경기 하방리스크가 증대될 수 있기 때문에 11월보다는 10월에 기준금리가 인상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지나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자회견은 다소 완화적으로 느껴졌으나 이 총재는 기존의 통화정책방향과 변함이 없음을 강조했다”며 “국내외 경기 여건은 따라주지 않지만 한은의 인상 의지는 아직 살아있다”고 판단했다.

그는 “인상에는 명분이 필요한데, 시간이 지체될수록 인상 결정의 근거가 될 수 있는 재료는 줄어들고 있다”며 “고용 쇼크에 이어 각종 심리지표와 내수 실물지표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은이 금리인상을 할 경우 되레 ‘장기금리’가 떨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인상이 단행될 수 있다는 사실이 역설적으로 장기금리의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성장률 전망치가 하향 조정될 경우 내년 국내 경기가 ‘아웃풋 갭’에 진입할 수 있다는 것을 근거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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