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택시장 어디로…집값 가파른 상승에 둔화 조짐

입력 2018-08-29 09:04수정 2018-08-29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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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 부족에 가격 상승…모기지 금리 인상도 부담

▲올해 2월 미국 매사추세츠주 월폴의 한 주택 앞에 판매를 알리는 표지판이 세워져 있다. 월폴/AP뉴시스
미국 주택시장이 집값 상승으로 둔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공급 부족에 집값이 크게 오르면서 사람들이 주택 구입을 망설이는 것이다.

28일(현지시간) 발표된 6월 미국 S&P코어직 케이스쉴러 주택가격지수에 따르면 미국 20개 도시의 주택 가격은 전년 대비 6.3% 올랐다. 이는 시장 전망치인 6.4%와 전월 6.5%보다 낮은 수준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최근 2년 만에 가장 낮은 월간 상승률을 기록했다며 이는 주택시장이 둔화할 신호라고 풀이했다.

미국 주택 가격은 크게 뛴 상태다. 고용과 인구 증가가 주택가격을 끌어올렸다. 라스베이거스는 1년 사이 집값이 13% 상승했다. 라스베이거스는 고용 및 인구 부문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도시 중 하나이다. 시애틀은 12.8%, 샌프란시스코는 10.7% 각각 올랐다.

게다가 신규주택 건설 증가세가 완만해지면서 공급 부족으로 주택 가격이 크게 상승하자 주택 구매자들은 거래를 주저하고 있다. 미국 온라인 부동산 중개업체 레드핀의 글랜 켈만 최고경영자(CEO)는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우리는 부동산 중개인들로부터 주택 구매자들이 높은 가격 때문에 물러난다는 얘기를 듣고 있다. 이는 3년 동안 들어본 적이 없는 말”이라고 언급했다.

CNN머니에 따르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의 신규주택 건설은 급증했지만 최근 몇 달 사이 둔화 조짐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신규 주택 물량의 증가 속도가 느려지자 집값은 빠르게 올랐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는 주택 건설이 수요를 충족하기에 충분한 양을 공급하지 못하고 있다고 우려한다. 매매 시장뿐만 아니라 임대 시장의 분위기도 비슷하다. 임대 공실률은 1990년대 초반 이래 매우 낮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가격 급등은 기존주택을 포함한 전체 시장을 둔화시켰다. NAR는 지난달 기존주택 매매가 4개월 연속 최저치 기록을 이어가 2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발표했다. 데이비드 블리처 S&P다우존스인디시스 매니징디렉터는 “주택가격이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으나 시장의 성장이 둔화하고 있다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6개월간 신규 및 기존 주택 판매량이 완만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인플레이션 억제 등을 위해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모기지 금리가 동반 상승한 점도 주택시장에 부정적인 요소다. 30년 고정 모기지 금리는 올해 초 4%였으나 현재는 4.5%로 올랐다. 이는 주택 구입 능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주택 압류도 다시 늘어나고 있다. 주택시장 분석회사 아톰데이터솔루션은 주택 압류가 2015년 이래 처음으로 다시 증가했다고 밝혔다. 허리케인이 휩쓸고 간 휴스턴 등 뿐만 아니라 로스앤젤레스(LA)처럼 집값이 비싼 곳에서도 이러한 추세가 관측됐다.

금융위기 당시 주택 가격이 급락하고 채무자들이 부채를 감당하지 못하면서 쏟아진 압류 물량은 주택시장을 괴롭혔다. 대런 블롬키스트 아톰 커뮤니케이션 부문 부사장은 “우리는 시장이 변하는 것을 보고 있다”면서 “지금이 변곡점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도 주택시장에 장애물로 작용한다. 이민자에 대한 단속과 관세로 인해 건축업자가 주택을 건설하는 데 필요한 노동력과 자재를 얻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비용도 커지고 있다고 CNN머니는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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