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라운지] 혁신적인 CEO들이 사랑하는 ‘산책 회의’

입력 2018-08-27 07:25수정 2018-09-06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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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으면 집중력과 창조성 높아져…잡스·저커버그 등도 산책 회의 즐겨

▲4월 6일(현지시간) 세르게이 브린(왼쪽) 구글 공동창업자 겸 알파벳 CEO가 미국을 방문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 실리콘밸리의 구글 본사를 걷고 있다. 캘리포니아/로이터연합뉴스
올 봄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 중 두 지도자가 함께 걸으며 이야기를 나눈 ‘도보다리 회담’은 파격적인 형식과 양측 정상의 친밀한 모습으로 전 세계의 이목을 끌었다. 글로벌 기업의 혁신적인 최고경영자(CEO)들도 ‘산책 회의’를 즐긴다. 미국 CNBC 방송은 최근 구글과 페이스북, 링크드인을 비롯한 기업의 임원들이 걷기를 통해 생산적이며 창의적인 회의를 진행한다고 소개했다.

사무실에 둘러앉아 진행되는 전형적인 회의를 지루해하는 직장인이 많다.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일부 응답자는 회의가 너무 싫고 지루하다며 “페인트가 마르는 것을 지켜보는 게 더 좋다”고 답하기도 했다. CEO들이 산책 회의를 하는 이유다.

애플을 창업한 스티브 잡스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릴 때 수석디자이너와 산책하는 모습을 종종 보였다. 잡스의 전기를 쓴 저자에 따르면 잡스는 자신의 회의 방식은 걷는 것이라고 밝혔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도 걷기를 즐긴다. 그는 직원의 채용 여부를 발표하기 전에 후보자와 숲을 산책한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도 “무언가 생각하기 위해서는 걷기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IT업계 괴짜들만 즐기는 특이한 방법이 아니다. 실제로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발휘하는 데 효과가 있다. 스탠퍼드대의 연구에 따르면 걷기 운동은 창조적 사고력을 평균 60%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걷기가 창의력에 미치는 영향을 측정하기 위해 대학생 176명이 앉아있는 동안 특정 작업을 수행한 것과 걸으며 수행할 때의 성과를 비교했다. 실험 참가자에게 세 가지 물체로 된 세트를 제공하고 다양한 용도를 생각해내도록 한 결과 걸을 때가 압도적으로 창조적이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걷기는 학습과 기억을 다루는 뇌 부분으로의 혈류를 증가시켜 기능이 향상되게 한다. 2016년 발표된 미국심리학회(APA)의 한 연구에서는 단 12분간의 산책만으로도 주의력을 높이고 기분을 좋게 할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온종일 책상 앞에 앉아서 일한다면 창조성을 발휘할 기회를 흘려버리는 셈이다.

제프 와이너 링크드인 CEO는 “길 위에서 회의하면 집중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건강상의 이로움 외에도 이 회의 방식은 근본적인 혼잡을 없애준다”면서 “시간을 소비하는 데 훨씬 생산적인 방법”이라고 언급했다.

리처드 브랜슨 버진그룹 회장도 이에 동의한다. 그는 한 블록을 걷는 시간 내에 과제를 해결하겠다는 목표를 세우며 걸을 때도 있다. 브랜슨은 “나는 사업을 하면서 결정을 내리는 빠른 방법을 찾아냈다”라면서 “게다가 운동 효과도 있고 바쁜 하루에 집중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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