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속 단종되는 디젤차, 종말 다가오나?

입력 2018-08-21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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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쏘나타. (사진제공=현대자동차)
디젤자동차 시대가 서서히 저물어 가는 모양새다. 정부의 환경 규제가 강화되는 데다, 수입차를 중심으로 디젤 배출가스 조작과 같은 사건이 연이어 터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더불어 최근 발생한 BMW의 차량 화재도 디젤 차량을 중심으로 발생해 문제는 더욱 커지고 있는 양상이다. 이에 따라 하이브리드차나 전기차 등 친환경 자동차들이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현대자동차도 일부 디젤차에 대한 단종을 선언했다. 그랜저, 쏘나타, i30, 맥스크루즈 등 디젤 엔진 모델 생산을 중단한 것이다. 현대차가 이 같은 결정을 내린 이유는 디젤엔진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도 하락, 하이브리드 등 친환경 차량 판매 확대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차가 디젤 모델 가운데 인기가 있는 4개 모델을 단종하는 것에 대해 내달부터 시행되는 WLTP(세계표준 자동차 시험 방식)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현대차가 판매를 중단한 그랜저, 쏘나타, i30, 맥스크루즈는 SCR를 사용하지 않고 EGR와 LNT로만 유로6 기준을 충족했었다. 이에 따라 유로6보다 한층 강화되는 새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서는 SCR를 사용해야 한다. 현대차는 비인기 차종에 대규모 개발비를 투자하는 것보다 단종 후 하이브리드 차종으로 대체하는 편을 택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등록된 신규 자동차 92만93990대 중 디젤차는 42만329대다. 전체 연료 차량 점유율 가운데 45.2%에 달했다. 디젤차 판매 비중은 2015년 52.2%로 역대 최고치 기록했지만, 2015년 폭스바겐 디젤게이트로 상승세가 꺾이면서 2016년 47.9%, 2017년엔 45.8%로 하락했다.

디젤 환경 규제가 실시되면 자동차 업계에는 변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에서는 WLTP가 적용되고 디젤차의 효율이 약 10~15% 떨어졌다. 기존 디젤차의 수요는 하이브리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 수소차 등 친환경 차량으로 몰릴 것으로 보인다.

반면, 디젤차의 감소는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전기차와 수소전기차 등 친환경 차량이 급부상하고 있지만, 디젤 등 내연기관 차량을 단기간 내에 대처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기 때문이다.

한국자동차공학회는 올해 3월 ‘급변하는 환경: 자동차 기술의 현황과 전망-자동차 동력, 어디로 가는가?’를 주제로 자동차 기술 및 정책 개발 로드맵 발표회를 열었다.

이 발표회에서 전문가들은 내연기관 자동차가 당분간은 대세를 이룰 것으로 예상했다. 경제성과 기술력 관점에서 내연기관 자동차를 단기간에 대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배충식 한국과학기술원 교수는 “7~8년 전 현재의 자동차 시장을 전망했던 조사업체들이 친환경차의 비약적인 비중 확대를 예상했지만 대부분 전망이 맞지 않았다”며 전기차의 생산과 운행 및 연료 생산 과정에서 탄소 배출량을 따져봤을 때 내연기관 자동차보다 크게 우위에 있지 않다고 꼬집었다. 이어 “2050년에도 화석 연료를 중심으로 한 내연 기관차가 대세를 이룰 것”이라며 “파워트레인의 경제성과 환경성을 모두 고려하면 디젤 엔진을 대체할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경덕 서울대 교수는 “내연기관은 퇴출 대상이 아니라 향후 20~30년간 고효율화 및 초저배기화를 위한 기술 개발이 필요한 분야”라고 말했다.이어 민 교수는 최근 토요타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가 유럽에서 디젤 승용차 판매를 중단하겠다고 발표한 것에 대해 “유럽 시장에 판매하는 연간 72만 대 중 디젤차 비중이 3.8%에 불과한 상황에서 친환경적인 이미지를 부각하기 위한 전략을 택한 것”이라며 다수의 완성차 업체들이 내연기관차 개발에 힘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2030년에도 내연기관이 들어가는 차가 80% 이상을 차지할 것이고 엔진이 들어가는 자동차는 금방 없어지지 않을 것“이라며 ”엔진 자체의 고효율화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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