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지금] 이시바 전 간사장,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역전 승리할까?

입력 2018-08-14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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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사카 유지 (세종대학교 교수, 정치학 전공)

일본 자민당 총재선거가 9월 하순으로 다가오고 있다. 총재 후보로는 아베 신조(安部晋三) 현 총리,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정조회장,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간사장 등 3명이 유력시됐지만, 후미오 정조회장이 아베 총리 지지를 표명해 후보 진영에서 스스로 사퇴했다. 이에 현재는 아베 총리와 이시바 전 간사장의 전면 대결이라는 구도가 형성됐다.

자민당 총재선거에 대해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9일 어느 TV프로에 출연하여, “당내 다수가 아베 총리 지지를 표명했습니다. 그것은 역시 평소 그의 정책, 그리고 그것을 실행하는 행동력을 국회의원이나 당원들이 높이 평가한 것으로 봅니다”라고 강조하며 아베 총리의 총재 3선을 기정사실로 했다.

선거 출마 준비를 마친 이시바 전 간사장은 10일 기자회견을 갖고 정식으로 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정직함, 공정함’이라는 정치 슬로건을 내걸고 모리토모(森友), 가케(加計)학원 문제로 아베 총리가 비판받는 상황을 염두에 두면서 “정치에 국민의 신뢰를 되찾아야 한다”라고 호소하고 아베 총리와의 차이를 부각할 의사를 밝혔다.

현재 국회의원 표에서 아베 총리에게 크게 뒤지는 이시바 전 간사장이지만, 그는 지방을 순회하면서 전국의 자민당원 표에 의한 뒤집기 가능성에 자신감을 보여주고 있다. 10일 출마를 선언한 이유에 대해 이시바파의 간부는 “이 시기에 출마 선언을 하면 8월 13일부터인 ‘오본(お盆=우란분재)’ 연휴 때 자민당 의원들이 지역 유권자로부터 이시바 지지를 요청받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국회의원 투표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생각으로 8월 10일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일본은 8월 13일부터 16일까지 보통 연휴가 되어 많은 국민이 고향으로 돌아가 성묘를 하는 습관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시바 진영의 주장과 전략에 아베 총리 진영은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아베 총리와 가까운 의원들은 “이시바 씨가 총리에 대해 비판만 하고 있는데 그런 자세로는 당의 지지를 얻을 수 없다”고 강력히 반발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아베 총리 측으로서는 상황을 바꾸는 계기가 될 수 있는 이시바 전 간사장과의 토론을 최대한 피하려는 생각이다. 그러므로 아베 총리 측은 TV 토론 횟수는 최소한으로 줄여야 한다는 전략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태도를 정하지 않고 있던 이시하라(石原)파가 아베 총리 지지를 표명했다. 그리고 아베 총리 지지와 이시바 전 간사장 지지로 내부가 분열된 다케시타(竹下)파는 자율투표를 정식으로 정했다. 이것으로 자민당 내 7개 파벌 중 5개가 아베 총리 지지가 되었고 국회의원 표로서는 아베 총리 지지는 70% 이상이 되었다. 이시바 전 간사장에 대한 국회의원 표는 현시점에서 이시바파와 다케시타파의 참의원 의원 등 총 40명 정도로 그치고 있다.

다만 총재선거 방식이 이번 선거부터 바뀐 것이 변수다. 전국의 자민당원 표가 국회의원 표와 동수가 되면서 이시바 전 간사장에 대해 당원의 지지가 70%를 넘는다면 그가 역전할 수 있는 상황이 된다.

한편 아베 총리는 11일 자신의 지역구인 야마구치현(山口縣)에 부인 아키에(昭惠) 여사와 함께 내려가 부친 아베 신타로(安倍 晋太郞) 전 외상의 묘지를 참배했다. 그리고 9월에 열리는 자민당 총재선거에 대해 자신의 출마 의욕을 표시했다. 그는 제2차 아베 정권이 출범한 6년 전과 비교해 “나의 뜻은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새로운 3년 임기를 견디며 변함이 없는 뜻을 관철하는 기력, 체력 등이 과연 충분하냐는 것을 스스로 물으면서 최종 판단을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므로 그의 건강 문제가 하나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 아베 총리는 8월 말에 정식으로 총재 선거 출마를 밝힐 전망이다.

자민당 총재선거까지 약 한 달. 한국에도 크게 영향을 줄 이번 선거의 향배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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