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당대회 시즌] 노무현정부 ‘올드보이의 귀환’ 기대와 우려 교차

입력 2018-08-13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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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6월 13일 서울 프레스클럽에서 열린 신동호(경향신문 기자)저자의 ‘70년대 캠퍼스 1,2-군사독재에 맞서 싸운 청년들의 이야기’ 출판기념회에 참석한 정동영, 이해찬, 손학규(왼쪽부터)가 악수를 하고 있다. 뉴시스
여야 원내정당의 차기 지도부 선출이 한창인 가운데 10여 년 전 노무현 정부 시절 정치권 중심에 있었던 인사들이 당 대표가 되거나 당권에 도전하며 재차 정치의 전면에 나서고 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들의 등장을 두고 ‘경륜 있는 리더십’에 대한 기대를 하는 목소리와 함께 ‘올드보이의 귀환’이라는 우려의 시선이 교차하고 있다.

25일 전당대회를 실시하는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참여정부에서 총리를 지낸 7선의 이해찬 의원과 경제부총리와 교육부총리를 역임한 김진표 의원이 당 대표 선거에 출마했다. 다음 달 2일 전당대회를 앞둔 바른미래당에서는 손학규 전 상임고문이 출사표를 던지면서 유력한 차기 당권주자로 부상했다. 민주평화당은 참여정부 당시 열린우리당 의장과 통일부 장관을 역임했던 정동영 의원이 5일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로 선출됐다.

현재까지 여론조사만 놓고 보면 민주당은 이해찬 의원이, 바른미래당은 손학규 상임고문이 각각 당 대표 선거에서 앞서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정동영 의원과 함께 2007년 대통합민주신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경쟁했던 사이다. 참여정부 시절 정부나 여당과 청와대에서 중책을 맡았던 인물들이 다시 정치 전면에 나서는 흐름이다.

보수 야당인 자유한국당도 다르지 않다. 한국당의 ‘소방수’로 등장한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도 참여정부 시절 교육부총리로 활동했던 인물이다. 김 비대위원장은 차기 총선 때까지 영향력을 행사할 순 없지만 내년 초에 예정된 전당대회를 앞두고 국회의원을 포함한 당협위원장의 인적 쇄신 카드를 쥐고 있어 차기 총선 공천과 맞먹는 권한을 갖고 있다.

‘올드보이’의 귀환에 대한 정치권의 시각은 엇갈린다. 긍정적으로 보는 이들은 경륜의 리더십을 기대하고 있다. 정치 경험이 풍부한 만큼 잘 이끌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게다가 국무총리나 장관, 광역단체장을 역임해 행정 경험이 풍부하다는 장점도 거론된다. 반면 이들의 등판에 피로감을 느낀다는 반응도 있다. 적지 않은 이들이 30년 넘게 여의도를 주도한 정치인들이 다시 복귀한 것을 두고 “후배들의 앞길을 막는다”는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에 구성되는 지도부가 차기 총선 공천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과 연관 지어 ‘노욕’이라는 노골적인 비판의 목소리도 제기된다.

청와대에 가려 존재감을 잃은 여의도 정치 환경이 ‘올드보이의 귀환’을 불렀다는 분석도 나온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정치인은 누구나 욕심이 있다. 그들의 욕심을 욕할 것이 아니라, 욕심이 통하는 환경이 된 점을 비판해야 한다”면서 “국회의 존재감 자체가 없다 보니 젊은 정치인이 신선함을 강조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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