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중국시장 재진입 열쇠 ‘현지 파트너’와의 협력 강화 나서

입력 2018-08-13 08:22수정 2018-08-13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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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 오픈소스 사용 장려…알파벳, 아·태 지역 매출 강한 성장세

▲중국 베이징의 구글 사무실 앞에 설치된 로고. 베이징/EPA연합뉴스
전 세계 검색 엔진 최강자 구글이 중국 시장의 문을 다시 두드리고 있다. 시장 재진입의 핵심인 현지 파트너와의 협력을 강화하는 중이다. 구글이 중국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국가 경제를 향상하는 사례를 쓰려 한다고 1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

구글은 중국 정부의 해킹과 검열에 항의해 8년 전 중국에서 철수했다. 그러나 구글은 최근 ‘드래곤플라이’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중국의 엄격한 검열을 준수하는 검색 엔진을 시험하는 등 시장 문을 다시 두드리고 있다. 여전히 중국 네티즌의 구글 사이트 접근은 불가능하다. 검색 엔진은 물론이고 지메일, 유튜브 등에 접속할 수 없다.

그러나 중국의 앱 개발자와 제조업체, 광고주 등은 구글이 제공하는 솔루션과 서비스를 폭넓게 사용하고 있다. 스마트워치 제조업체 ‘몹보이’는 스마트워치와 스피커 제품에 구글 소프트웨어를 폭넓게 이용한다. 엔지니어는 구글의 무료 인공지능(AI) 개발 도구인 텐서플로를 사용해 앱을 만든다. 판매팀은 구글의 광고를 구매해 해외 사용자에게 제품을 홍보한다.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샤오미는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쓴다. 안드로이드는 무료 도구이기 때문에 샤오미가 직접 구글에 돈을 지급하지 않는다. 대신 검색과 지도, 이메일 등 구글의 모바일 앱 세트가 스마트폰에 사전 설치된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중국 제조업체들은 구글의 모바일 앱을 탑재한 스마트폰을 연간 4억5000만 대 판매하고 있다. 구글은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 덕에 연간 최대 100억 달러(약 11조2900억 원)를 벌어들인다.

구글은 중국서 검색 엔진을 운영할 수 없어 중국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광고사업을 못 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 IT 대기업인 알리바바와 텐센트를 포함한 많은 중국 기업들은 구글의 광고를 구매한다. 전 세계 소비자에게 다가가기 위해서다. 한스 퉁 GGV캐피털 파트너는 “중국 본토 이외 지역의 고객에게 상품을 판매하는 기업에 구글 광고는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구글은 현지 업체와의 협력을 통해 중국 경제를 향상하려 하고 있다. 텐서플로와 안드로이드 같은 무료 오픈소스 도구를 사용하도록 장려한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누구나 우리의 오픈소스 플랫폼을 사용할 수 있고 제품을 개발할 수 있다”면서 “이것은 우리 개발 목표의 일부”라고 말했다. 구글은 동영상 스트리밍 사이트 추서우, 트럭공유업체 만방그룹 등 중국 업체의 투자자이기도 하다. 올해 전자상거래업체 JD닷컴에도 5억5000만 달러를 투자해 지분 1%를 보유 중이다.

피차이 CEO는 취임 후 3년 동안 중국을 여러 차례 방문했다. 그가 취임하던 2015년 약 500명이던 중국 내 직원은 크게 늘었다. 현재는 베이징과 상하이, 선전에 영업사원과 엔지니어를 포함해 700명이 넘는 직원을 두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베이징에 AI 연구소를 열었다. 소식통에 따르면 구글은 중국에서 텐센트와 같은 현지 파트너들과 클라우드 서비스와 관련한 논의를 1년 넘게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은 중국 사업 실적을 구체적으로 공개하지는 않는다. 다만 올해 2분기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약 51억 달러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 증가한 것으로 같은 시기 구글의 총 매출이 26%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가파른 성장세다. WSJ는 구글이 기존 관계를 맺은 기업들에 클라우드 서비스와 비즈니스 앱 등 추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문제는 중국 당국의 승인이다. 구글의 중국 내 검색 엔진 출시는 당국의 결정에 달려있다. 미국 내 반발도 무시할 수 없다. 미국 상원의원들은 “구글이 중국 당국의 엄격한 검열 체제와 관련한 인권 유린에 연루될 수 있다”며 “심히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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