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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쏭語 달쏭思] 준설(浚渫)
입력 2018-08-09 11:04

이명박 정부 때 진행한 4대강 사업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계속 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TV 토론방송에 출연한 4대강 사업 관계자 한 분은 시종일관 4대강 사업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준설은 깊게 하면 할수록 좋다는 식의 주장을 했다. 과연 그럴까?

준설은 ‘浚渫’이라고 쓰며 각 글자는 ‘깊을 준’, ‘쳐낼 설’이라고 훈독한다. 글자대로 풀이 한다면 ‘깊이 쳐낸다’는 뜻이다. ‘쳐내다’는 “깨끗하지 못한 것을 쓸어 모아서 일정한 곳으로 가져가다”라는 뜻이다. 돼지우리에 쌓인 오물을 쳐내는 것이 바로 그런 의미이다.

물론 강에 대한 준설은 필요하다. 오랫동안 쌓인 퇴적물로 인하여 강바닥이 높아지면 물의 흐름이 느려져서 자칫 범람에 따른 홍수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갑자기 너무 깊게 파내면 깊게 파인 곳으로 주변의 토사가 빠르게 휩쓸려 들어오면서 주변이 무너져 내리는 등 더 큰 피해가 생길 수 있다고 한다. 강 자체의 자연스런 흐름에 맡기면서 필요한 부분만 신중하게 쳐내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고 안전한 치수법이라고 한다. 이런 관점에서 보자면 너무 갑작스럽게 깊이 준설한 4대강 사업에 대한 평가는 부정적일 수밖에 없을 것 같다.

浚渫의 浚은 ‘물 수()’와 ‘천천히 걸을 준()’이 합쳐진 글자로, 원래는 흐름의 속도가 느려진 물이라는 뜻이었는데, 은 俊(클 준)과 통하므로 浚에 ‘크다’는 뜻과 비슷한 ‘깊다’는 뜻이 덧붙어 ‘깊을 준’이 되었다. 渫은 물 수()와 나뭇잎 엽(=葉)이 합쳐진 글자로서 원래는 물밑에 쌓인 낙엽 같은 퇴적물을 의미했는데 그런 퇴적물은 응당 쳐내야 했으므로 ‘쳐내다’라는 뜻이 붙게 되었다.

그러므로 浚渫의 본래 뜻은 물밑에 쌓인 낙엽 같은 퇴적물을 쳐낸다는 뜻이다. 돼지우리는 배설물과 지푸라기만 쳐내면 된다. 바닥까지 파낼 필요는 없다. 강도 준설이 가진 의미로 보아 무리하게 바닥까지 깊이 파낼 필요는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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