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이어 영국까지… 원전 수출 흔들린다

입력 2018-08-01 10:44수정 2018-08-06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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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투데이)

우리나라의 원자력발전소 수출에 비상이 걸렸다. 사우디아라비아의 험난한 수출길 예고에 이어, 영국 무어사이드 원전사업자인 누젠(NuGen)인수 관련 누젠 지분 100%를 가지고 있는 도시바가 지난달 25일 한국전력에 우선협상대상자 지위 해지 통보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도시바는 한전이 무어사이드 원전사업자인 누젠(NuGen) 인수에 대한 ‘우선협상권’을 더는 가지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도시바가 영국 무어사이드 원전 사업을 한전에 매각하기 위한 협상을 타결하지 못하자 다른 잠재적 구매자와도 협상할 것이라고 밝혔다. 도시바는 영국 정부, 다른 주주와 협의해 대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도시바 대변인은 다만 잠재적 합의를 위한 한전과의 협상도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최근 영국이 정부 재정균형을 고려해 신규 원전사업에 새로운 사업 방식인 RAB(Regulated Asset Base) 모델 도입을 추진 중이라고 공식 언급했다고 산업통상자원부는 전했다. RAB은 정부 규제기관(Regulator)이 안정적 수익률을 보장하고, 정부 지원 등으로 재원 조달을 가능하게 하는 사업모델이다. 이와 관련, 한전이 이 같은 새로운 사업 방식에 대한 추가적인 검토가 필요한 상황임을 충분히 공감하고, 도시바가 한전을 최우선으로 하여 협상을 지속한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엔 발전차액정산제도(CfD)로 협상을 벌여왔다.

또 지난달 30일 영국 런던에서 산업부와 한전은 영국 기업에너지산업전략부(BEIS)와 조인트 워킹 그룹 회의를 열고, RAB모델 도입에 따른 수익성 및 리스크 관리 방안을 집중 논의했다고 밝혔다.

특히 RAB 모델 적용 시 수익성 및 리스크를 검토하기 위한 ‘공동타당성연구’를 한전·도시바·뉴젠 중심으로 추진하기로 하고 공동타당성연구 착수회의도 열었고 이를 통해 유의미한 연구 결과를 도출할 경우 한전 내외부 심의를 추진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이어 영국 정부는 ‘한전에 대해 우선협상대상자 지위에 준해 무어사이드 원전사업을 위한 한국과의 협의를 지속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고 부연했다.

한전과 도시바 간 공동연구가 완료돼 수익성 및 리스크 경감 방안이 확보되면, 한전은 정부와 긴밀한 협의를 거쳐 사업 참여를 위한 사내 심의 절차 및 정부 여비 타당성을 추진할 예정이다.

무어사이드 원전은 한전이 자체적으로 자금을 조달해 원전을 지은 뒤 원전에서 생산한 전기를 영국 정부에 팔아 투자비를 회수하는 사업이다. 우리 정부는 그동안 영국 정부에 리스크 완화 방안 등을 요구했지만, 만족할 만한 답을 듣지 못해 협상이 지연됐다.

앞서 사우디아라비아 우선 협상대상 선정에서도 험난한 수출길이 예고됐다. 7월 1일 한국, 미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 등 1단계 입찰에 참여한 5개국 모두가 예비사업자로 선정됐기 때문이다. 당초 우리 정부는 한국을 포함한 3개국 정도만 1단계 입찰을 통과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결과는 빗나갔다.

이처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 누젠 지분 인수와 사우디 원전 우선협상 대상 선정이 잇따라 예상과 달라지면서 원전 수출에 비상이 걸렸다.

한편 지난해 12월 도시바는 누젠 지분 인수 우선협상 대상자로 한전을 선정했다. 누젠은 잉글랜드 북서부 무어사이드 지역에 21조 원 규모로 차세대 원자로 3기를 건설하는 무어사이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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