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폰 인기 급등...일본서 스마트폰 구매 스타일 변화

입력 2018-07-31 16:34수정 2018-08-01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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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비 부담에 중고폰 사용 늘어…제조업계에는 고민

▲11일(현지시간) 일본 도쿄에서 한 남성이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다. 도쿄/AP연합뉴스
일본에서 스마트폰 구매 스타일이 변화하고 있다. 중고 스마트폰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새 스마트폰을 사는 게 당연하지 않은 일이 됐다. 31일(현지시간)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중고 단말기 시장이 성장세라고 전했다.

중고 스마트폰 업계 단체 리유즈모바일재팬(RMJ)에 따르면 올해 1~3월 중고 단말기 매출액은 35억 엔(약 351억 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금까지는 스마트폰을 구입할 때 새 제품을 사는 경우가 압도적이었으나 중고 시장이 꾸준히 커지고 있다. MM종합연구소에 따르면 일본 내 중고 스마트폰 판매량은 2020년 245만 대에 달할 전망이다.

이전에는 게임이나 인터넷 전용 ‘세컨드폰’으로 중고 스마트폰을 사는 사람이 많았다. 그러나 최근 중고폰을 주로 쓰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시장에 변화가 나타났다. 아와즈 하마한 RMJ 대표는 “중고 스마트폰의 나쁜 이미지가 사라지면서 퍼스트 단말기로 사용하는 사람이 많아졌다”고 밝혔다. 그는 중고로 구입한 스마트폰을 오래 사용하고자 하는 요구가 늘어나면서 고기능 스마트폰 판매도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학생 아들을 위해 중고폰을 구입한 한 40대 남성은 “아들이 아이폰이면 중고나 새 제품이나 상관없다고 했다”고 말했다. 보도에 따르면 도쿄 아키하바라의 중고 스마트폰 전문 매장에서 아이폰SE 모델은 2만 엔 대에 판매되고 있다. 4만~5만엔 수준인 새 제품의 절반 가격이다.

일본에서 중고 스마트폰이 각광 받는 이유 중 하나는 가계 통신료 부담이 증가해서다. 일본 총무성의 정보통신백서에 따르면 2016년 기준 가계의 휴대전화 통신료는 5년 전보다 약 20% 증가했다. 지난해 유선전화와 휴대전화를 포함한 가구당 전화 통신료는 평균 12만2207엔으로 가계 소비 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18%에 달해 최고치를 기록했다. 스마트폰의 데이터 사용량이 많아지면서 통신비 지출도 늘어난 것이다. 이에 중고 스마트폰을 사용해 가계의 부담을 덜려는 욕구가 커지고 있다.

일본 정부도 중고 스마트폰 확산을 뒷받침하고 있다. 총무성은 중고폰의 품질 등급을 분류하고 데이터 삭제 지침 등을 정해 중고 스마트폰 시장을 정비하고 있다. 현재는 중고 스마트폰의 부품 교체가 금지됐으나 법 개정으로 부품을 분해 후 세척해 조립하는 구조가 형성되면 중고 스마트폰의 보급은 더욱 가속할 것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내다봤다.

통신사도 나섰다. 이온모바일은 일부 점포에서 중고 스마트폰과 심(SIM)카드를 결합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매장에서 중고 스마트폰의 상태를 확인하고 통신 서비스를 함께 구입할 수 있도록 했다.

문제는 중고폰의 인기가 높아질수록 새 스마트폰 판매가 감소할 가능성이 커진다는 것이다. 게다가 세계적으로 스마트폰 교체주기가 길어지면서 업계의 어려움이 심화하고 있다. 소비자가 합리적인 선택을 할수록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고민은 깊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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