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훈센 총리 총선 승리…33년 장기집권 연장

입력 2018-07-30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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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야당 해체·언론 탄압 논란…훈센 “진정한 민주주의의 길 선택”

▲29일(현지시간) 훈 센 캄보디아 총리가 투표함에 용지를 넣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타크마우/AP연합뉴스
33년간 캄보디아를 통치해온 훈 센 총리가 29일(현지시간) 치러진 총선에서 승리했다. 그러나 제1야당을 해체하고 언론을 탄압해 얻은 승리에 비난이 일고 있다.

이날 교도통신과 CNN 등 주요 외신은 훈 센 총리가 이끄는 캄보디아인민당(CPP)이 전체 125석 중 110~115석을 차지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캄보디아 선거관리위원회는 투표율이 80.49%에 달했다고 발표했다. 훈 센 총리는 앞으로 5년간 더 집권할 수 있게 됐다.

강력한 라이벌로 꼽혔던 제1야당 캄보디아구국당(CNPR)은 지난해 강제 해산당해 총선을 치르지 못했다. 지난해 6월 지방선거에서 44%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지지세력을 확장해가던 CNPR은 당 대표가 외부세력과 손잡고 정부 전복을 꾀했다는 혐의를 받아 해산당했다.

훈센 총리는 지난해 9월 정부에 비판적인 기사를 냈던 캄보디아데일리와 프놈펜포스트를 강제 폐간하고 매각하며 총선을 준비했다. 이어 총선 하루 전날부터는 언론사 웹사이트에 온라인 접속을 차단했다. 올해 국경없는기자회는 캄보디아의 2018 언론 자유 지수가 전체 180개국 중 142위라고 발표했다.

CNPR은 투표 거부 운동을 벌였지만, 정부는 투표 거부를 반역 행위로 간주하겠다며 보이콧 움직임을 차단했다. 프랑스에 망명 중인 삼랑시 CNPR 지도자는 성명을 내고 “무의미한 승리는 캄보디아가 지난 1년간 독재 정치로 인해 직면한 정치적 위기를 해결하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80%의 높은 투표율에 대해서는 “많은 시민이 협박을 받아 거부 의사를 밝히지 못하도록 강요받았다”며 “현실을 반영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훈센 총리는 결과가 발표되기 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투표권을 행사한 많은 캄보디아인에게 감사하다”며 “진정한 민주주의의 길을 선택한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1985년부터 총리직에서 내려오지 않았던 그는 지난해 “앞으로 2차례 임기를 더 지낸 뒤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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