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현의 채권 왈가왈부]① 이례적인 금통위, 연내 인상 기대 살리려는 안간힘

입력 2018-07-13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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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률·인플레 하향조정에 일찍 끝난 동향보고 및 금통위 회의

한국은행 7월 금융통화위원회가 12일 마무리됐다. 기준금리는 현행 1.50%로 동결했지만 예상 밖으로 이일형 위원이 인상 소수의견을 냈다.

◇ 지표 하향+인상 의견, 금통위 관행 벗어난 결정 = 이번 인상 소수의견은 그간 금통위 관행을 보더라도 상당히 이례적인 결과라는 판단이다. 우선 각종 지표를 하향조정했기 때문이다.

실제 한은은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전망치 대비 각각 0.1%포인트씩 내린 2.9%와 2.8%로 봤다. 소비자물가도 올 전망치는 1.6%로 유지했지만, 내년 전망치는 1.9%로 0.1%포인트 하향조정했다. 특히 한은 통화정책에 주요 고려요인이라 할 수 있는 식료품 및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인플레는 올해 0.2%포인트 낮춘 1.4%를, 내년 0.1%포인트 내린 1.9%를 예상했다. 모두 한은의 물가목표치 2.0%에는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한은이 최근 성장률과 물가 전망치를 낮췄던 때는 2016년경이다. 당시 성장률 전망치를 내리 낮췄던 2016년 4월과 7월, 10월, 2017년 1월을 보면 2016년 4월을 제외하고 모두 만장일치 동결이 이뤄졌었다.

2016년 4월에 나온 소수의견도 당시 하성근 금통위원이 인하에 손을 든 것이었다. 같은기간 물가 역시 하향조정 추세를 밟았다.

통상 금통위내 이견이 있을 경우 회의시간이 길었다는 점과도 다른 모습이다. 특히 이달 금통위 직전날인 11일 동향보고회의는 낮 12시 이전에 끝나면서 이례적으로 일찍 마무리됐다.

최근에는 12시30분경을 전후로 회의가 종료돼 왔었다. 또 수정경제전망 발표가 있는 달에는 관련 보고로 인해 회의시간이 20~30분가량 길어지는게 보통이다.

12일 금통위 당일 통화정책결정 발표시각도 오전 9시50분이었다. 이같은 발표시각은 이주열 총재가 취임한 2014년 4월 이후 가장 이른 시간대다. 2014년과 2015년 11월 각각 10시50분에 발표된바 있는데 당시에도 결정은 모두 만장일치 동결이었다. 당시는 대학수학능력평가일(수능일)이 겹치면서 금통위가 기존 9시가 아닌 10시에 시작했었다는 점에서 이달 9시50분과 사실상 같은시각에 끝난 것이다.

다만 짧아진 회의시간과 관련해 한은 내부에서는 함준호 위원과 임지원 위원간 교체에서 찾기도 한다. 실제 두 위원이 교체된 4월과 5월 금통위 의사록을 보면 함 위원은 실물경기와 물가흐름, 금융안정 상황에 대한 점검 등 비교적 길게 의사표시를 했다. 의사록 분량으로 두 페이지가 넘는다. 반면, 임 위원의 의사록 분량이 한 페이지 반이 조금 못되는 정도에 그쳤다.

◇ 소수의견은 시장 쏠림 되돌림 포석 = 이달 소수의견은 곧 금리변경이라는 최근의 공식과는 무관한 결정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12일 이주열 총재는 “이것을 금통위의 공식적인 인상 시그널로 해석하는 것은 무리”라고 말했다.

이일형 위원은 한은 총재 추천 위원이다. 그런 점에서 이 총재의 복심일 수 있다. 다만 이 총재가 곧바로 이일형 위원의 소수의견을 희석하고 나섰다. 이 또한 이례적일 수밖에 없다.

결국 이번 소수의견은 한쪽방향으로 쏠린 시장심리를 되돌리기 위한 움직임 정도로 보인다. 이 총재는 최근에도 “올릴 수 있을 때 올려야 한다”와 “경제 낙관하기 어렵고 고용상황 개선이 안돼 걱정”, “4월 전망경로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매와 비둘기를 오가는 언급으로 시장 기대를 조절해온 바 있다. 각각 5월초 필리핀 마닐라 기자간담회와 5월말 임지원 신임 위원 임명장 전달식, 6월 한은 창립기념사에서 한 말들이다.

이달 금통위 직전날인 11일 채권시장에서 통안채 2년물 금리는 9개월만에 2%를 밑도는 랠리를 펼친 바 있다. 최근 미중간 무역분쟁 확산과 고용부진이 이어지면서 연내 금리인상이 없을 것이라는 기대가 퍼졌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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