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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 따라가지 못하는 일본 ‘가이드제품’…세계 경제 걸림돌 되나
입력 2018-07-12 16:38   수정 2018-07-13 10:10
부품업계 호황에 공작기계 필수적인 ‘가이드제품’ 생산 버거워…일본이 세계 공급량의 절반 차지

최근 중국과 일본 등에서 자동화 설비 투자 증가로 부품 수주가 급증하자 일본의 산업용 부품 제조업계가 호황을 누리고 있다. 그러나 급격한 수요 증가를 따라가지 못해 호황에도 웃지 못하는 ‘가이드제품’ 업체들의 상황을 12일(현지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소개했다.

가이드제품이란 ‘LM 가이드’라는 이름을 가진 산업용 부품이다. 볼 회전과 레일 등을 이용해 직선 운동을 가능하게 하는 부품으로 기계장비나 자동화 라인에 필수적인 부품이라 ‘마더 머신’이라고도 불린다. 1972년 THK가 세계 최초로 출시한 이후 톰슨재팬과 NSK등 일본 기업들이 전 세계 공급량의 50%를 차지하고 있다.

그동안 안정적인 수요와 공급 균형을 이뤘던 가이드제품 분야는 최근 들어 수요가 급증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올해 1분기 가이드제품의 수주량은 700억 엔(약 7022억 원)을 돌파했다. 평균 수주량인 100억 엔의 7배에 달하는 양이다.

여기에 급해진 것은 공작기계 업체들이다. 일본공작기계공업회는 지난해 공작기계 전체 수주액이 전년 대비 8%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지만 실제는 31.6%가 늘어난 1조6455억 엔을 기록했다. 올해 초에는 수주액이 1조7000억 엔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으나 1~5월 수주액이 전년 동기 대비 30% 가까이 증가해 올해 수주액도 전망치를 크게 웃돌 것으로 보인다.

▲기계장비와 자동화라인에 필수적인 ‘가이드제품’ 사진. 12일(현지시간)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호황에도 웃지못하는 가이드제품 업체들의 상황을 소개했다. 출처 THK 홈페이지
제때 가이드제품을 받지 못하니 최종 소비자인 부품 제조업체들도 울상이다.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인 제이텍트의 가토 신지 공작기계 부문 책임자는 “가이드제품을 1년 동안 기다리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부품 제조업체 시티즌머시너리는 주문이 크게 늘었지만, 가이드제품이 예정대로 오지 않아 마냥 기뻐할 수 없는 상황이다. 나카지마 게이이치 시티즌머시너리 사장은 “가이드제품이 와야만 생산 계획을 소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갑자기 가이드제품의 수요가 늘어난 것은 일본의 심각한 고령화와 일손 부족의 영향이 크다. 일본 기업들이 일손 부족으로 무인화와 자동화를 추진하면서 공작기계 수주가 호황기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중국 제조업 분야의 설비투자가 늘어난 것도 갑작스러운 수요 증가의 원인 중 하나다.

수요와 공급의 균형이 깨져버린 것은 가이드제품 부족의 장기화를 불러올 수 있는 요인이다. 부품업체들은 가이드제품의 생산 차질을 우려해 과잉 발주를 넣지만, 가이드제품 생산업체 측에서는 주문 취소가 이어질까 두려워 함부로 생산을 늘리지 못한다. 산업용 부품은 경기 변동에 영향을 많이 받아 수주량이 많더라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기 때문이다.

시게오 얀페이 시티즌머시너리 총괄책임자는 “반도체 제작기기 등 산업기계의 수요도 늘어 상황이 장기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이무라 유키오 일본공작기계공업회 회장은 “산업용 부품 부족이 세계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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