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손 부족’ 미국·일본, ‘전과자 고용·물류 효율 제고’ 아이디어 짜내

입력 2018-07-04 15:56

  • 작게보기

  • 기본크기

  • 크게보기

미 기업, 채용기준 완화해 전과자 채용…일본, 규제 완화로 도심에 물류 거점 만들어

▲지난달 13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세긴의 한 엔진 제조 공장에서 직원이 일하고 있다. 세긴/AP연합뉴스
미국과 일본 경제가 일손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경제 호황과 인구 감소 탓이다. 이들은 편견을 깨고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놓으며 대처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미국과 일본은 일할 의사가 있는 사람은 모두 일할 수 있는 ‘완전 고용’ 상태이다. 미국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지난 2년간 미 제조업에서 26만 개의 일자리가 창출됐다. 미 리쿠르팅 업체 맨파워그룹은 건설업계 고용 수요가 11년 만에 최고치에 달했다고 밝혔다. 미국의 실업률은 3.8%를 기록했다. 일본 정부에 따르면 5월 유효구인배율은 1.6배로 44년 4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5월 실업률은 2.2%로 25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고용시장이 포화 상태에 다다르면서 기업들은 직원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 같다.

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 중서부를 비롯한 일부 지역에서 비어있는 일자리를 채우기 위해 채용 기준을 완화하는 추세라고 전했다. 채용 전문가들은 몇몇 기업이 채용 절차에서 마약 검사를 포기했으며 범죄경력조사를 건너뛰거나 연기하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일부 주는 이른바 ‘밴 더 박스’ 법을 통과시켜 전과자에 대한 장벽을 낮췄다. 고용주가 채용 과정 후반부까지 범죄경력조회를 연기하도록 했다. 이러한 법이 없는 주에도 많은 고용주가 자발적으로 범죄경력조회를 연기하고 전과자들을 채용한다. 다만 성 관련 중범죄를 저지른 범죄자는 예외다.

셰름 존슨 인디애나주 교정부 범죄자 고용개발 담당자는 “이 지역 실업률이 2%를 기록하면서 이전에 한 번도 재소자를 고용하지 않았던 기업들이 고용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범죄경력이 있는 사람도 일반 직원들과 같은 임금과 혜택을 받으며 일한다.

인구 감소로 일손이 부족한 일본 물류 업계는 효율성을 높여 대응에 나섰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직원이 부족한 물류 회사들이 배송지까지 마지막 구간을 의미하는 ‘라스트 원 마일’의 효율화를 꾀하며 대책을 고민 중이라고 전했다. 야마토운수는 약국이나 지하철역 등에 올해 말까지 택배 보관함 5000개를 설치할 계획이며 전자상거래 업체 라쿠텐은 우체국에서 택배를 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일본 최대 사무용품 판매업체 아스는 도쿄 시내 사무용 빌딩의 공실을 물류 거점으로 활용한다. 빌딩 지하에 복사용지와 토너 등을 보관했다가 주문이 들어오면 고객에게 보내는 식이다.

아스는 지금까지 주문이 있을 때마다 일본 전역 9곳의 물류 센터에서 제품을 운송했으나 주문 수량에 따라 트럭이 가득 차지 않을 때도 있었다. 최근에는 도심 빌딩의 빈 곳에 물류 센터를 꾸리면서 배송 비용을 절약할 뿐만 아니라 하역 횟수도 최소화해 필요한 인력을 줄일 수 있게 됐다.

아스가 이러한 방식을 시행할 수 있게 된 것은 일본 당국의 규제 완화 덕분이다. 기존에는 창고업법에 따라 등록한 업체가 아니면 상품을 보관하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 기업의 요청으로 당국이 규제를 변경하는 경제산업성의 ‘회색지대 해소 제도’를 통해 빌딩 내 공간을 일시적인 창고로 활용할 수 있게 됐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