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사업 넓히고 화장품 힘 싣고… 공격경영 나선 정유경

입력 2018-07-03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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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인천공항 제1 터미널 사업권 따내며 면세업계 강자 부상… 신세계인터내셔날 화장품 통합하며 신성장동력 확보…능력 재조명

‘은둔의 경영자’로 불리는 정유경<사진> 신세계 백화점부문 총괄사장의 광폭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 백화점과 면세점에 이어 화장품 사업까지 속도를 내면서 공격적인 경영 활동에 재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여기에 내부 직원을 챙기는 모습까지 더해 그의 ‘조용한 리더십’이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3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신세계 매출은 4조9500억 원, 영업이익은 4500억 원으로 추정된다. 올해 1분기 매출이 1조979억 원으로 19.8% 늘어나면서 사상 최대를 기록했고, 면세점을 비롯해 화장품 등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로 전체 실적도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 사장은 2016년 4월 오빠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각자 보유하고 있던 신세계와 이마트 지분을 맞교환해 정리하면서 백화점과 면세, 패션 부문 사업을 맡아 책임경영을 해오고 있다. 정 사장은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기로 유명하다. 2016년 12월 대구 신세계백화점 개장식에 모습을 드러낸 것도 1996년 조선호텔 상무보 입사 후 20년 만이었다.

책임경영 3년차를 맞은 정 사장의 과감한 추진력과 경영능력은 곳곳에서 포착된다. 지난달 신세계면세점(신세계디에프)이 연 매출 1조 원 안팎의 인천국제공항 제1 여객터미널(T1) 사업권을 모두 따내면서 면세시장의 판을 뒤흔들었다. 입찰경쟁사인 신라면세점보다 20%(약 670억 원) 이상 높은 입찰금액을 써낸 것이 주효했다. 정 사장의 과감하고 전폭적인 지지로 얻어낸 쾌거다. 이로써 신세계면세점의 국내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12.7%에서 올해 22%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또, 강남에 신규면세점이 오픈을 앞두고 있어 면세 사업에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최근에는 신세계 화장품 브랜드를 신세계인터내셔날로 통합해 화장품 사업에 힘을 싣는 모습이다. 정 사장의 화장품 사업에 대한 야심은 2012년 비디비치를 인수하면서부터 드러났다. 2015년 말에는 이탈리아 화장품 제조사 인터코스와 합작법인 신세계인터코스코리아를 설립함으로써 화장품 개발 및 제조 기반까지 갖췄다. 또, 럭셔리 뷰티 편집숍 브랜드인 시코르를 통해 화장품 유통 사업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정 사장은 내부 직원을 비롯한 협력사 직원까지 챙기는 등 안팎으로 혁신적인 경영을 보여주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개점시간 조정이다. 신세계백화점은 2일부터 개점시간을 오전 11시로 기존보다 30분 늦췄다. 1979년부터 이어져 온 개점시간을 39년 만에 바꾼 것이다. 협력사의 매출에 영향을 받지 않는 범위 내에서 직원의 일·가정 양립 실현을 돕기 위한 조치다.

이뿐만 아니다. 정 사장은 임직원 건강도 직접 챙기고 나섰다. 이달부터 신세계푸드가 운영해오던 신세계백화점 직원식당 운영권을 경쟁 입찰로 바꿔 단체급식 전문 기업인 ECMD에 위탁해 운영한다. 직원식당의 질적 수준을 향상시켜 임직원은 물론 협력사원들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함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신세계백화점의 주력 계열사인 신세계면세점과 신세계인터내셔날이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면서 정유경 총괄사장의 능력이 재조명받고 있다”며 “신세계면세점 강남점과 인천공항 제1 여객터미널 매장 오픈,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신규 화장품 브랜드 론칭 등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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