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러시아 월드컵] 스페인 꺾고 8강 진출 러시아, '투지의 승리'…"러시아 전역, 흥분의 도가니"

입력 2018-07-02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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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SS/연합뉴스)

개최국 러시아가 승부차기까지 가는 피말리는 승부 끝에 '무적함대' 스페인을 꺾고 48년 만에 월드컵 8강에 올랐다. 러시아의 승리에 수도 모스크바를 비롯한 러시아 전역은 흥분의 도가니에 빠졌다.

러시아는 1일(한국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16강전 스페인과의 경기에서 전·후반과 연장까지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4-3으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러시아는 소련 시절인 '1970 멕시코 월드컵' 이후 48년 만에 월드컵 8강에 진출했다.

경기가 열린 모스크바 시내 루즈니키 경기장을 찾은 수만 명의 러시아 관중은 자국팀의 승리가 확정된 뒤 서로 얼싸안고 춤을 추거나 함성을 내지르며 기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러시아 시내 중심가인 붉은광장과 아르바트 거리에는 환호하는 팬들로 넘쳐났다. 모스크바 국립대학 앞 참새 언덕의 팬존과 시내 곳곳의 카페, 가정 등에서도 축구팬들의 함성이 넘쳐났다.

(TASS/연합뉴스)

러시아 곳곳의 주민들은 거리로 몰려나와 어울려 춤을 추고 승리를 축하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경기 종료 직후 스타니슬라프 체르체소프 감독에게 전화를 걸어 러시아의 감동적인 승리와 감독의 전술 승리를 축하했다. 푸틴 대통령은 필리페 6세 스페인 국왕에게도 전화를 걸어 스페인 대표팀의 뛰어난 기량과 높은 수준을 평가하며 이번 경기에선 러시아 대표팀 지도부가 택한 전술이 좀 더 유효했다는 견해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필리페 국왕은 러시아의 승리와 8강 진출을 축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스페인은 월드컵 무대에서 개최국을 상대로 패배하는 징크스를 이어가게 됐다. 스페인은 1934년 월드컵 8강에서 개최국 이탈리아와 1-1로 비긴 뒤 재경기에서 0-1로 졌고, 1950년 월드컵에선 4강 결승리그에서 만난 브라질을 상대로 1-6으로 완패했다. 2002년 한일월드컵에선 8강전에서 한국과 만나 연장까지 0-0으로 비겼으나 승부차기에서 3-5로 패했다.

이번 러시아전까지 월드컵에서 개최국과 4차례 만나 모두 패한 것이다.

(EPA/연합뉴스)

이날 러시아와 스페인의 경기는 창과 방패의 싸움이었다. 스페인은 일방적으로 공격에 나섰고, 러시아는 스페인의 공격을 막기에 급급했다. 때론 역습에 나서기도 했지만 볼 점유율이 75대 25에 달할 정도로 일방적인 경기 흐름이 이어졌다.

패스 숫자에서도 1137대 284로 스페인이 압도적으로 공을 많이 갖고 있었다. 하지만 경기 결과는 이 같은 수치대로 나오지 않았다.

경기 초반부터 스페인은 공세를 보였다. 스페인은 전반 12분 오른쪽 측면 프리킥 상황에서 마르코 아센시오가 올린 공이 문전에서 러시아 수비수 세르게이 이그나셰비치의 발에 맞고 들어가며 1-0으로 앞서 갔다.

이후에도 스페인은 수차례 찬스를 만들었지만 득점으로 연결하지 못했고, 전반 41분 러시아가 코너킥 상황에서 아르툠 주바가 헤딩한 공이 스페인 수비수 제라드 피케의 팔에 맞으며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주바가 이 페널티킥을 직접 차 넣으며 동점에 성공했다.

전반을 1-1로 마친 스페인은 후반전 득점을 만들고자 러시아 골문 앞에서 일방적인 경기를 펼쳤다. 하지만 러시아의 두터운 수비벽에 막혀 골로는 연결하지 못했고, 결국 승부는 연장전으로 이어졌다.

연장 전·후반에서도 스페인은 수차례 슈팅 찬스를 만들었지만 러시아의 수문장 이고리 아킨페예프의 벽에 막혔고, 이번 대회 첫 승부차기로 이어졌다.

승부차기에서 두 팀은 2-2까지 맞섰지만 스페인의 세 번째 키커 코케가 아킨페예프의 선방에 막히며 '2002 한일 월드컵'의 모습이 재현되는 듯 했다. 러시아는 네 번째 키커까지 득점에 성공했고, 스페인은 다섯 번째 키커로 나선 이아고 아스파스의 슛 마저 아킨페예프의 선방에 막히며 패배가 확정됐다.

이날 경기에서 선방쇼를 펼친 아킨페예프는 맨 오브 더 매치(MOM)에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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