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성의 Eco&경제] 비싼 태양광발전이 증가하는 이유는?

입력 2018-06-20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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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에너지로의 전환이 화두가 된 요즘 부쩍 관심이 많아진 에너지가 있는데, 바로 고갈되지 않는 무한 에너지인 태양에너지이다.

2016년 발표된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보고서에 따르면 시간당 1MW를 생산하는 기준(MWh)으로 전 세계 평균 태양광발전 단가는 2012년 184달러에서 2016년 99달러로 약 절반 수준으로 하락하였다. 페루 48달러, 멕시코 36달러, 두바이 30달러로 석탄의 발전 단가가 MWh당 40∼80달러인 점을 고려하면 일부 국가에선 태양광발전이 석탄발전보다 더 저렴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태양광 발전이 급속히 증가하고 비용이 하락하게 된 이유는 태양광발전의 효율성이 향상되는 등 관련 기술이 눈부시게 발전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이러한 해외 추세와 달리 태양광 보급이 상대적으로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지리적인 여건상 태양광 발전 단가를 낮추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태양광발전 단가는 MWh당 120∼140달러 수준으로, 해외 평균인 99달러와 비교할 때 매우 높은 수준이다. 태양광발전 단가 형성에는 모듈을 설치할 수 있는 ‘땅 면적’과 햇빛이 잘 드는 ‘발전 시간’이 중요한데, 중남미 아프리카 등의 일부 지역 발전 시간이 하루 6시간인 반면 우리나라는 땅이 좁고 발전 시간도 하루 3.5시간에 불과한 형편이다.

2015년 발간된 국제에너지기구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태양광 발전비용은 1MWh당 101~155달러 수준으로 석탄발전의 약 2배, 원자력발전의 약 3배 정도 비싼 것으로 나타나 있다. 이 점만 놓고 보면 태양광에 대한 투자는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격일 수도 있다.

하지만 여기에는 우리가 간과하고 있는 점이 있다. 즉, 전기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 즉 환경오염 문제를 고려하지 않은 것이다. 현재 발전비용이 낮은 석탄발전소의 경우, 미세먼지 등 환경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석탄발전에 대한 강한 규제가 도입돼 결국 미래의 석탄발전 가격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원자력발전 역시 사회적인 수용성 및 안전문제 등으로 원전을 이용한 발전비용은 지속해서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반면 태양광발전은 지속적인 기술 발전과 시설 투자 등으로 가격이 점점 하락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러한 점이 현재의 어려움에도 계속 태양광 등 친환경에너지에 대한 투자를 늘려 가고 있는 이유이다. 종전에는 단순히 수동적인 참여자로만 존재했던 소비자가 능동적으로 직접 생산에도 참여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이 모색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길을 가다 보면 볼 수 있는 동네 아파트 창문이나 베란다에 달린 태양광 패널이다.

주택 지붕이나 옥상에 시간당 발전량 3㎾짜리 태양광 시설을 설치하는 경우 하루 일조량 3시간 30분 기준으로 월 315kWh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데, 이 정도의 전력생산량은 도시에 거주하는 4인 가구의 한 달 평균 전기 사용량이 약 340kWh인 점을 고려할 때 대부분의 전기를 스스로 생산한 전기로 충당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당장은 돈이 더 드는 비싼 태양광이지만 미래를 고려할 때 현명한 투자로서 태양광을 선택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이는 결국 저렴하게 전기를 사용하는 것도 좋지만, 내가 사용하는 전기가 어디서 오는 것인지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친환경적인 전력 생산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고, 그에 대한 참여 역시 커지고 있음을 나타낸다.

당장 편안하고 저렴한 전기보다는 미래지향적으로 친환경적인 에너지에 관한 관심과 선택이 증가하면 증가할수록 태양광 발전에 대한 투자와 보급은 계속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것이 결국 비싼 태양광발전이 지속해서 증가하게 되는 근본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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