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담합' 유명 시멘트사, 억대 벌금형 “시장 질서 파괴”

입력 2018-06-20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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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담합 등을 모의한 시멘트 업체들이 19일 유죄 판결을 받았다.(뉴시스)
시멘트 가격과 시장 점유율을 담합한 유명 시멘트 업체들이 법원에서 거액의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담합을 주도한 전직 임원들은 실형에 처해졌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단독 명재권 부장판사는 19일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삼표시멘트와 한일시멘트 등 5개 시멘트 업체에 억대의 벌금형을 선고했다.

한일시멘트가 가장 많은 벌금액인 2억 원, 삼표시멘트와 성신양회, 쌍용양회공업은 각각 1억5천만 원, 현대시멘트는 1억2천만 원의 벌금을 납부하게 됐다. 한일시멘트의 유모 전 영업본부장, 성신양회 장모 전 영업본부장은 각각 징역 1년, 쌍용레미콘 조모 전 영업본부장은 징역 10월의 실형을 받았다.

검찰 조사결과 이들은 건조시멘트 모르타르(모래와 혼합한 시멘트)의 단가 경쟁이 심화돼 영업 손실을 기록하자 가격 경쟁을 피하고자 2007년부터 2013년까지 담합을 모의한 것으로 드러났다. 시장점유율 95%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담합을 해도 건설사 등 수요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악용, 영업담당자들의 주도로 가격과 업체별 시장 점유율 등을 합의한 혐의를 받는다.

또 2011년을 전후로 시멘트 가격의 인상과 공급량 등을 짬짜미한 혐의도 있다. 2010년부터 시멘트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하자 업체별 시장점유율을 정하기로 합의했고, 2012년엔 1종 벌크 시멘트 가격을 인상하는 등 가격 및 공급량을 담합한 것으로 검찰은 판단했다.

명 부장판사는 “담합을 모의한 회사들은 국내 시멘트 시장의 85% 이상을 차지하고, 건조시멘트 모르타르 시장에선 95% 이상의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다”며 “이러한 담합행위는 자원 배분의 효율성을 침해하고, 독과점 이윤에 의해 소득 분배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범죄의 심각성을 지적했다.

이어 “이전에도 수차례 적발된 적 있으나 시정하지 않고 계속 반복하고 있다”며 “공정하고 자유로운 시장경제질서를 파괴하는 것으로, 국민 경제에 미치는 폐해가 매우 커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들 업체 중 일부는 2015년과 2016년에도 시장 점유율과 가격 담합이 적발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수백억 원대의 과징금 처분을 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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