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보사, 재보험 의존 3년새 3600억↑… 금융당국 '경고' 먹힐까

입력 2018-06-07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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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재보험사 인가 등 시사

손해보험사들의 재보험에 대한 의존도가 최근 3년 새 3600억 원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금융당국이 손해보험사의 재보험 의존도를 낮추고 보험사 간 경쟁을 촉진하도록 관련 규제 점검에 착수하면서 앞으로 어떠한 영향이 미칠지 주목되고 있다.

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1년 동안 손보사들이 거둬들인 원수보험료는 18조3900억 원으로 집계됐다. 그중 보유보험료는 16조6100억 원으로 나타났다. 보유보험료란 보험 계약 중 보험사가 직접 보유하고 있는 보험료를 말한다. 원수보험료에서 보유보험료를 뺀 1조7800억 원가량의 보험계약을 재보험으로 다른 보험사에 넘긴 셈이다.

재보험이란 보험사가 인수한 계약들 중 일부를 다른 보험사나 재보험사에 넘긴 것을 의미한다. 보험계약 중 한 보험사가 감당하기 어려운 규모의 경우 이에 대한 위험을 분산하기 위한 차원이다.

손보사의 재보험 의존도는 최근 몇 년 새 증가해왔다, 손보사가 재보험으로 넘긴 보험계약 규모는 2014년 1조4300억 원에서 2015년 1조5800억 원, 2016년 1조5900억 원 등 매년 증가해왔다. 3년 새 3500억 원가량 불어난 셈이다.

전체 원수보험료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증가세다. 2015년 8.8%에서 2016년 8.6%에 이어 지난해 9.7%까지 증가해왔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기업보험 등 보험계약 규모가 큰 건인 경우 한 보험사가 감당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며 “일반보험만 따져보면 재보험 의존도는 훨씬 클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당국은 보험사들의 재보험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앞으로 재보험 규모가 줄어들지 관심이 쏠린다.

금융위는 최근 국내 보험사의 재보험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재보험사 추가 인가의 문을 열 것이라고 밝혔다. 경쟁을 촉진해 보험료 인하를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국내 재보험사로는 코리안리가 유일한 상황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재보험사 독점 구조에서는 가격 경쟁이 없어 소비자에게 불리하다”며 “해외 재보험사 의존도도 커 해외수지 적자폭도 매년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금융위는 보험료 실적 기준을 현행 원수보험료에서 보유보험으로 바꾸기 위한 작업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기준이 적용된다면 재보험 의존도가 높은 보험사의 실적이 큰 폭으로 감소할 전망이다.업계 관계자는 “보유보험은 보험사의 자산건전성 수준과 맞닿아 있다”며 “중·소형 보험사일수록 불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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