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더 읽기] 알아두면 쓸모있는 상식, 분양권 Vs 입주권

입력 2018-05-31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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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환 정책사회부장

아파트 청약 현장에 가보면 부동산 시장의 침체는 딴 나라 이야기다. 새 집을 분양받고 싶어 하는 수요는 여전한 데다, 당첨만 되면 최대 수억 원의 시세 차익을 기대할 수 있는 ‘로또 아파트’들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행운은 그리 쉽게 찾아오지 않는 법. 연거푸 고배를 마시고 나면 이번엔 분양권이나 입주권에 눈길이 간다. 그런데 이번에는 이 둘은 무엇이 다른지 아리송하다. 둘 다 ‘새 아파트를 살 수 있는 권리’라는데, 어떤 차이점이 있는 것일까.

궁금증 ① 입주권 vs 분양권, 누구냐 넌?

입주권은 한마디로 재개발이나 재건축 조합원이 새 집에 입주할 수 있는 권리다. 입주권을 가진 조합원은 분양되는 주택보다 저렴하게 집을 매입할 수 있고, 발코니 확장이나 이주비 지원 등의 혜택을 받는다. 집이 완공되면 입주권은 주택으로 바뀐다.

분양권은 조합원이 아닌 일반 주택 수요자가 청약통장을 사용해 주택청약에 당첨되면 받게 되는 권리다. 일반적으로 조합원에게 배정된 물량을 제외한 집에 대해 건설 회사와 계약을 체결하게 된다.

궁금증 ② 입주권의 장단점은?

입주권의 가장 큰 장점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과 선택권이다. 우선 분양가의 경우 대체로 건축 비용의 일정 부분을 일반분양 가격에 반영해 충당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일반분양보다 싼 편이다. 무엇보다 원하는 동과 호수를 먼저 고를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다. 재개발·재건축 사업은 조합원을 대상으로 동·호수를 우선 배정한 뒤 남은 물량을 일반분양으로 돌리기 때문이다.

다만 애초에 조합원으로 참여한 것이 아니라 조합원 자격을 넘겨받은 경우, 쉽게 말해 입주권을 돈을 주고 사는 경우라면 이야기가 조금 달라진다. 최근 서울 강남권 재건축 단지가 인기를 끌면서 매도 호가가 뛰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 서초구 한 아파트처럼 전용면적 78㎡형 입주권 가격이 몇 개월 만에 5억 원 이상 뛴 경우도 있다.

목돈이 필요하다는 점도 기억해야 한다. 입주권은 계약금과 중도금, 잔금을 나눠 내는 일반분양과 달리 한꺼번에 돈을 내야 한다. 또 사업 지연 등에 따라 재개발·재건축 사업을 청산하는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추가분담금이 발생할 수도 있다.

궁금증 ③ 분양권의 장단점은?

분양권은 청약통장이 없어도 되고, 초기 자금 부담이 적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다. 보통 분양가의 10~20%인 계약금과 웃돈(프리미엄)만 내면 되기 때문에 한꺼번에 목돈이 들어가지 않는다. 계약금을 낸 이후에는 청약 당첨자와 마찬가지로 입주할 때까지 중도금과 잔금을 나눠서 지불하면 된다.

단점으로는 프리미엄은 부르는 게 값이라는 점이 꼽힌다. 정확한 시세가 없는 경우가 많고 중개업소마다 가격이 다른 경우도 허다하다. 특히 ‘떴다방’ 같은 불법 중개업소를 이용하면 바가지를 제대로 쓰게 될 위험도 있다.

궁금증 ④ 초기 자금 말고는 비슷한 것 같은데?

천만의 말씀. 세금 차이가 생각보다 꽤 크다. 무엇보다 입주권은 세법상 주택에 해당하기 때문에 매입하는 순간 유주택자 혹은 다주택자가 된다. 특히 기존 주택 보유자의 경우 양도소득세 비과세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기존 주택을 3년 이내에 팔아야만 한다. 반면 분양권은 준공 후 소유권 이전등기를 마치기 전까지는 주택으로 취급하지 않는다. 계약금이나 중도금까지만 납부한 것이기 때문에 주택이 완공돼 잔금을 내고 등기를 해야 주택으로 바뀐다. 따라서 분양권 보유 기간에는 세금도 부과되지 않는다. 단, 분양권 자체를 처분할 때는 입주권과 달리 1가구 1주택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없고, 매매 차익에 대한 세금도 내야 한다.

취득세도 다르게 적용된다. 입주권의 경우 매입하는 즉시 토지분의 4.6%에 해당하는 취득세를 내야 하지만, 분양권은 등기 때 취득세를 내면 되기 때문에 준공 이전에 팔면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취득세율도 분양 가격과 전용면적별로 1.1~3.5%로 입주권에 비해 낮다.

중개수수료도 차이가 있다. 분양권은 분양가가 아니라 실제 거래금액, 즉 초기 계약금과 이미 낸 중도금, 웃돈을 다 더한 금액에 수수료율을 곱해 산정한다. 반면 입주권은 거래금액 자체가 총분양가와 거의 비슷하기 때문에 중개수수료 역시 부담이 큰 편이다.

궁금증 ⑤ 분양권이나 입주권 살 때 주의할 점은?

입주권의 가장 큰 위험성은 돌발변수가 등장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재개발은 사업이 막바지 단계에서도 발목이 잡히는 예가 허다하다. 관리처분계획 인가까지 끝난 사업장이 수년째 답보상태인 곳도 있다. 이 경우 예상치 못한 추가분담금으로 낭패를 볼 수도 있는 만큼 조합원들의 사업 추진 의지 등도 고려해야 한다.

분양권은 가격 거품을 조심해야 한다. 비싼 웃돈을 주고 샀는데 알고 보니 공급 물량이 많이 남은 곳이라면 가격이 떨어질 수도 있다. 또 분양권을 매도하는 경우에는 다른 주택 보유 여부와 무관하게 무거운 세금이 부과된다. 전매 차익을 노린 투기성 거래로 보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부터는 분양권 양도소득세도 강화됐다. 종전에는 분양권 보유 기간이 길수록 세율이 낮았지만, 이제는 조정대상지역에서 분양권을 전매하면 보유 기간에 관계없이 양도소득세율 50%를 적용받는다.

전매제한이 있는 단지는 정확한 분양권 전매 해제 시기도 확인해야 한다. 전매가 풀리지 않은 물량은 거래하면 법적으로 보호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세금을 아끼자고 ‘다운 거래’를 하는 것도 위험하다. 적발되면 벌금 등의 처벌을 받는다. 또 등기가 없는 상태에서 거래가 이뤄지기 때문에 반드시 건설 업체를 통해 분양 계약자가 맞는지 확인하고 계약자 본인과 거래해야 한다.

정일환 정책사회부장 wh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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