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상인'이 만든 아모레퍼시픽, 남북관계 훈풍타고 북한과 인연 이어갈까

입력 2018-05-30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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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관계 훈풍 속에서 북한과 인연이 깊은 아모레퍼시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30일 아모레퍼시픽에 따르면 이 회사 창업주인 고(故) 서성환 선대 회장은 황해도 평산 출신의 '개성상인'이다. 서 창업주는 1930년대 개성 남문 앞 창성상회에서 직접 동백기름을 짜 만든 머릿기름을 팔았던 모친 윤독정 여사를 도우면서 자연히 화장품 사업에 뛰어들었다.

서 창업주는 1947년 광복 정국의 혼란 속에서 개성을 떠나 서울에 자리 잡은 후 다시 고향 땅을 밟지 못했다. 이후 그는 평소 북한 여성들에게 화장품과 비누 등 생활용품을 공급하기 위해 평산에 생활용품 공장을 건설하는 것이 꿈이라고 밝히는 등 고향에 남다른 애정을 드러낸 바 있다.

공장 건설의 꿈은 이루지 못했지만, 2015년 개성공단 2호 면세점에 아모레퍼시픽 브랜드가 입점했고, 자사 로드숍인 '아리따움'에 들어오는 제품들을 공단 내 남한 근로자와 공단을 오가는 내외국인들에게 판매했다.

특히 설화수의 경우 직접 유통하지 않음에도 북한의 고위층 부녀자들 사이에서 ‘아랫동네 살결물’로 불리며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부인인 리설주 여사가 ‘설화수’를 좋아한다는 것으로 알려져 화제가 되기도 했다.

현재 아모레퍼시픽은 다양한 북한 지원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북한 어린이의 영양 개선과 보건서비스 증진을 지원하고자 유니세프 등 3개 기관에 아모레퍼시픽과 서 회장이 각각 17억원, 20억원을 후원했다. 2008년에는 평양의학대학병원 어깨동무 소아병동의 5층 병동과 의료교육센터 '아모레퍼시픽 서성환홀' 건립을 지원했다.

아모레퍼시픽이 이미 북한에서 인지도가 있는 만큼 남북관계 개선에 따른 경제협력 기대감은 커지고 있지만, 회사 측은 조심스러워하면서 북한사업에 관한 구체적인 논의는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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