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병호의 독서산책] 신동엽 외 6인 ‘4차 산업혁명, 일과 경영을 바꾸다’

입력 2018-05-28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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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근속서 직무이동으로…노동이 변한다

‘4차 산업혁명의 예상 효과에 대한 연구 결과물’. 시중에 쏟아져 나오는 4차 산업혁명 관련 서적 가운데서도 대학에 몸담고 있는 전문가들에 의한 연구분석서이다. 조직이론가, 인적자원 관리학자, 노사관계 학자, 사회학자, 경제학자, 법학자들의 협업의 산물이다.

신동엽 외 6인의 ‘4차 산업혁명, 일과 경영을 바꾸다’는 4차 산업혁명의 본질과 파급효과를 파헤친 책이다. 4차 산업혁명은 미국과 유럽에선 ‘디지털 변혁’으로 불리기도 한다. 변혁이라 부를 수 있는 핵심은 ‘공진화’ 때문이다. “기술과 시장 그리고 조직이 서로 영향을 미쳐, 하나가 변하면 나머지도 이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변하면서 역동적으로 공진화하고, 그 결과 사회 전체가 패러다임 전환을 경험하는 것이다.” 책은 △미래 조직을 위한 성찰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 △리더십의 미래 △달라지는 인사관리 △새롭게 설정해야 하는 노사관계 등 9개 장으로 구성돼 있다.

기존 경쟁이 개별 상품 중심의 경쟁이라면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변화는 새로운 경쟁의 출현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 그것은 고객의 ‘일상 생활 시간 전체’를 대상으로 치열하게 경쟁하는 ‘통합 시장’으로 급격히 대체될 전망이다. 특히 ‘관심 집중 시간’이라고 부르는 대상에 대한 지배적 접근권을 둘러싼 경쟁이 예상된다. 4차 산업혁명은 흔히 플랫폼 기업의 독주와 동의어로 사용되지만 플랫폼 기업, 플랫폼 멤버 기업, 주변부의 독자 기업 그리고 주변부에서 파괴적인 혁신을 시도하는 기업들이 어우러진 모습이 될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이 직장인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계층 수의 대폭 감소의 불가피함이다. “4차 산업혁명 기술의 초연결과 초지능, 초예측 기능으로 인해 최고 경영진에서 중간 계층을 거치지 않고 곧장 전문화한 자율적 현장 단위로 내려갈 수 있게 되어 조직 내 상하 계층의 수는 극단적인 경우 2단계 계층구조로 축소될 것이다.”

4차 산업혁명에서 승자가 되기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주는 이 책의 교훈은 기계적인 모방이나 성실함이 아니라 자기 생각을 하면서 유연하게 도전하는 인재상이다. 이를 ‘학문 연구자적 자세와 사고방식’이라고 표현한다. 자신의 주관적 가치관에 따라 흥미롭고 새로운 연구 주제를 찾고, 가설과 모형을 수립하며, 통계적 검증을 통해 인과관계를 도출하고 해석해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지식을 만들어 낼 수 있어야 한다. 연구자들에게 익숙한 삶의 방식이나 일의 방식이 광범위하게 확산하는 시대가 될 것이 예상된다.

4차 산업혁명에서 피할 수 없는 것은 유감스럽게도 구조적 실업의 증가이다. 따라서 저자들은 노동시장과 근로자들의 개방성을 원활하게 하는 정책이 반드시 필요함을 여러 곳에서 지적하고 있다. 경영자들에게는 “직무에서 장기 근속을 요구하기보다는 직무 이동을 허용하고 재교육을 강화하며 교육 후 다른 직무로 이동하는 단속적(斷續的) 근무모델에 익숙해져야 한다”고 조언한다. 노동법을 연구한 전문가는 “19세기의 계급적 사고로부터의 탈출이 가장 시급하다 ”고 강조한다.

마지막 장은 ‘글로벌 기업의 사례와 한국 기업의 대응’이란 소제목으로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하고 있는 각국의 움직임을 요약해 제시하고 있다. 독일의 인더스트리 4.0, 미국의 산업 인터넷, 일본의 ‘일본재흥전략(日本再興戰略)’이 소개돼 있다. 글로벌 기업의 사례로는 GE의 사업 전략인 2020년 글로벌 톱 10 소프트웨어 컴퍼니, GE의 조직구조인 디지털사업부의 급부상과 인력 운영 등을 소개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서적들에 대한 여러 전문가들의 다양한 시각과 해법을 확인할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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