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 현대 아파트 1대 1 재건축 가능할까

입력 2018-05-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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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대 1 방식으로 돌파구 찾는 재건축 시장

『최영진 대기자의 현안진단』

요즘 ‘1 대 1 재건축’이 화두다. 현재의 세대 수량만큼만 짓는 방식이다. 주택 건축물량이 많을수록 재건축 조합원에게 돌아가는 이익은 많다. 조합원 물량을 제외한 나머지 주택을 일반에 분양하면 그만큼 수익이 생기기 때문이다. 이 수익으로 재건축 공사비 등을 충당하고 돈 안 들이고 넓은 평수를 공급받을 수도 있다.

그런데도 왜 기존 조합원 수량만큼만 아파트를 짓는 1 대 1 재건축에 관심이 많을까.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때문이다. 올해부터 재건축으로 인해 생기는 이익금이 조합원 평균 3000만 원이 넘을 경우 최고 50%까지 부담금으로 내야 한다.

최근 서초구는 재건축을 추진 중인 반포 현대 아파트 부담금이 개인당 1억 3000여만 원이 된다고 통보해 재건축 관련 업계를 놀라게 했다. 예상했던 것보다 부담금 액수가 많아서다. 재건축을 해봤자 별 이득이 없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일부에서는 부담금을 내느니 차라리 일반 분양 물량이 없는 1 대 1 재건축 방식으로 추진하는 게 더 이익이라는 의견도 제시됐다. 중·대형 고급 아파트를 짓게 되면 나중 자산 가치가 더 높아질 것이라는 판단이다.

특히 조합원이 4000여 가구인 압구정 3구역이 1 대 1 재건축 추진을 고려하고 있어 잔뜩 얼어붙은 재건축 시장에 새로운 돌파구가 생길까 기대하는 분위기다.

문제는 공사비를 비롯한 각종 비용을 조합원이 부담해야 한다는 점이다. 조합원 분담금이 수억 원에 이르고 경우에 따라서는 10억 원이 넘을 수도 있다. 분담금이 너무 많으면 조합원들이 선뜻 동의를 할지가 의문이다.

물론 조합원 50% 이상 동의를 하면 재건축 추진 위원회를 구성할 수 있다. 거액의 분담금을 들어 반대를 하는 조합원이 생기면 현금 청산 방식으로 해결이 가능하다. 물론 현금 청산을 원하는 조합원이 너무 많으면 재건축 사업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현금 대상이 적절한 수준이라면 재건축 추진하는데 별 어려움이 없다. 현금 청산 대상 조합원으로 인해 부족한 공사비와 현금 청산 대금 등은 사업지 담보 대출로 조달이 가능하다. 이 금액은 현금 청산 조합원 몫으로 짓게 되는 아파트를 일반에 분양해 상환하면 된다.

이는 이론 상 그렇다는 소리지 모든 아파트가 1 대 1 재건축이 가능하다는 뜻은 아니다.

위치와 여건이 뛰어나 재건축 후 가격 상승 기대가 높은 곳이어야 채산성이 있다는 얘기다.

이를 감안할 때 압구정 3구역은 적지로 꼽힌다. 구현대·신현대 등 12개 단지 총 4065가구로 구성된 압구정 3구역은 보기 드문 대단지인데다 강남권 핵심지역으로 좋은 조건을 갖췄다는 평가다.

더욱이 아파트 평수가 114~264㎡ 형의 중·대형으로 이뤄져 있어 조합원들의 호응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부분 여유가 있는 계층이어서 1 대 1 재건축을 위한 분담금에 거부감도 적을 것이라는 진단이다.

1 대 1 재건축의 대표적인 사례는 2015년 입주한 동부이촌동 한강변에 세워진 래미안 첼리투스다. 40평형 대로 구성된 15층짜리 10개 동 렉스 맨션아파트 460가구를 헐고 56층 규모 3개 동에 같은 수량의 50평형 대로 재건축했다. 일반 분양 분 수익이 없어 조합원들이 각자 5억 4000만 원씩 내 공사비 등을 충당했다. 재건축 전 아파트 시세가 10억~13억 원선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총 투자금은 15억 4000만~18억 4000만 원 가량 된다는 소리다. 입주 후 아파트 가격은 투자비보다 5억~6억 원 정도 올라 래미안 첼리투스는 대 성공작으로 평가됐다. 최상층의 지금 시세는 30억 원대여서 로열층일수록 가치가 높아졌다.

그렇다면 압구정 3구역의 투자가치는 어떻게 될까.

압구정 단지는 재건축 호재로 가격이 너무 올라 있는 상태다. 현재 시세는 3.3㎡ 6000만~7000만 원 대다. 재건축 후 평당 시세가 1억 원이 된다고 가정하면 평당 3000만~4000만 원의 시세 차익이 기대된다. 이는 50평형 대인 경우 15억~20억 원가량의 이득이 생긴다는 말이다. 공사비와 각종 비용 충당을 위한 분담금이 6억~7억 원이 된다 해도 준공 시점 기준 시세 차익은 9억~13억 원은 족히 되지 않을까 싶다. 막말로 이익이 절반으로 떨어져도 재건축을 하는 게 낫다.

더욱이 1 대 1 재건축을 할 경우 전체 건립물량 60% 이상을 전용면적 85㎡ 이하 규모 중·소형으로 지어야 한다는 규제도 받지 않는다. 이는 중·대형으로 구성된 국내 최대 부촌 조성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이렇게 되면 자산 가치는 더욱 상승할 게 분명하다. 물론 1 대 1 재건축이라고 해서 부담금이 면제되는 것은 아니다. 개시 시점과 완공 후 자산 가치에서 그동안 투입된 각종 비용, 정상적인 집값 상승분 등을 제외한 이익금이 많으면 부담금 부과 대상이다.

아무튼 압구정 3구역이 1 대 1 재건축을 추진할 경우 강남권 주요 단지들도 영향을 받지 않을까 싶다. 재건축 부담금으로 나가는 돈을 주택 품질에 쏟아붓는다면 일반 재건축보다 오히려 이득이 많아질 가능성이 크다. 앞으로는 집이 낡아도 재건축이 쉽지 않아 수명이 긴 고품질 아파트는 인기가 높을 수밖에 없다.

이는 조합원들이 고품질 아파트 건립이 가능한 1 대 1 재건축을 더 선호할지 모른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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