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4년 서울시금고 독과점 싸움, 위성호가 웃었다

입력 2018-05-04 10:30수정 2018-05-04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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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성호 신한은행장이 1915년부터 103년간 이어져온 우리은행의 서울시금고 운영 독점권을 깼다. 신한은행이 연 34조 원로 전국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예산 규모가 가장 큰 서울시 '제1금고지기'로 지정되면서 관련 시장에 적잖은 파장이 예고되고 있다. 서울시는 3일 1금고(일반·특별 회계)는 신한은행, 2금고(기금)는 우리은행으로 확정했다. 올해 기준 1, 2금고가 관리하는 금액은 각각 31조8000억 원, 2조530억 원이다.

◇34조원 금고 쟁취한 위성호 행장, PT현장 직접 참석 열의… 출연금만 4200억 원 ‘승자의 저주’ 우려 = 3일 위성호 신한은행장은 서울시 금고가 결정되는 프레젠테이션(PT) 현장에 직접 참석했다. 위 행장은 동남아출장 중에 급히 귀국해 서울시에 몇 시간 머무르다 곧장 ADB(아시아개발은행) 연차총회가 열리는 필리핀으로 출국했다.

행장이 직접 PT 현장에 참석할 정도로 신한은행은 이번 서울시금고 쟁취에 사활을 걸었다. 지난해 경찰공무원 대출(참수리대출)사업권과 국민연금 주거래은행을 각각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에 뺏긴 위기감이 크게 작용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기존부터 서울시금고를 따내기 위해 오랜 기간 준비를 해온 데다 20여 개 다른 지자체도 금고를 운영하고 있는 경험이 금고 선정에 주된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신한은행이 출연금을 과도하게 불러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업계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1금고에 3000억여 원, 2금고는 1200억여 원으로 총 4200억 원 이상을 출연금으로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구축할 전산비용까지 합하면 총 5000억 원 이상을 투입하게 된다. 통상 전산구축에는 1000억 원 가량 비용이 들어간다.

은행권 관계자는 “전산비용까지 합하면 5000억 원인데, 은행권에선 상상하기도 힘든 출연금”이라며 “다른 은행이 신한은행의 출연금을 사전에 알았다고 해도 수익성을 고려해 그 이상으로 쓸 수 없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신한은행은 서울시에 제공하기로 한 정기예금, 공금예금 등 금리 수준도 높게 적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권 다른 관계자는 “보통 출연금을 높게 부르면 금리는 낮게 쓰는 식으로 조절을 하는데, 신한은행은 이자, 출연금 모두 수익성 차질이 빚어질 정도로 높게 적었다”고 했다. 우리은행은 출연금을 1금고, 2금고 각각 1000억여 원으로 적게 써넣은 대신, 예금 이자는 높게 적었다. 1금고 출연금 규모로만 보면 신한은행이 3배가량 높게 써냈다.

◇임기 때 서울시금고 뺏긴 우리은행장… “수익성 고려해 적정 출연금 써낸 것” = 우리은행은 103년간 운영해온 서울시금고를 뺏긴 만큼 침울한 상태다. 최근까지 우리은행은 원조 금고지기로서 서울시금고 수성에 자신감을 보였다.

우리은행은 서울시금고 복수 전환으로 단수금고 체제인 25개 구금고도 복수로 바뀔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현재 서울시 25개 구금고 가운데 1군데를 제외한 24곳은 우리은행이 금고를 맡고 있다. 나머지 1곳은 용산 구금고로 신한은행이 금고지기다.

익명을 요구한 한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서울시의 한 행사에서 시 재무과장이 구청 직원들한테 ‘서울시가 복수로 전환했으니 구금고도 그렇게 바꿔야하지 않겠냐’고 말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우리은행으로선 올해 계약이 만료인 인천시금고 쟁취에 사활을 걸 것으로 보인다. 9조 원 규모의 예산을 관리하는 인천시금고는 서울시금고를 탈환한 신한은행이 1금고를 맡고 있다. 기존 관례대로라면 인천시는 당장 7월 입찰공고를 내고 10월 금고지기를 최종 선정한다.

앞서 서울시금고 입찰에는 KB국민은행, 신한은행, KEB하나은행, 우리은행, NH농협은행이 참여했다. KB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은 1금고와 2금고 모두에 지원했고, KEB하나은행과 농협은행은 2금고만 지원했다.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내년 1월 1일부터 2022년 12월 31일까지 4년간 금고를 관리하게 된다. 금고지기가 되면 서울시의 세입금 수납과 세출금 지급, 현금과 유가증권 출납과 보관 등 세금 관련 업무를 전담하면서 수수료 등 수입을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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