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 2000년·2007년 만찬과 2018년 만찬 메뉴, 무엇이 다를까?

입력 2018-04-2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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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열릴 남북정상회담 만찬에 쓰일 메뉴들. (사진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서산 한우 부위별 구이, 망고무스 '민족의 봄', 도미찜과 메기찜.(사진제공=청와대)

오늘(27일) 오전 열리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정상회담은 여러 면에서 2000년, 2007년 두 차례 남북정상회담을 떠올리게 한다.

특히 남북 정상이 함께 하는 환영만찬 메뉴는 단순한 음식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앞서 청와대가 공개한 이번 남북 정상회담의 환영만찬 메뉴는 2000년과 2007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만찬 메뉴와 비교되며 관심을 모으고 있다.

2000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이 평양을 찾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만나 2박 3일간 회담이 진행됐다. 이때 故 김대중 전 대통령은 김정일 위원장과 3차례 식사를 함께 했다.

이때 북한은 메추리 완자탕인 '륙륙 날개탕'을 비롯해 칠면조를 튀겨 칼집을 낸 중국 요리풍의 '칠면조 향구이', 칠색송어 은지구이(송어를 은박지로 싸 구운 것), 소고기 굴장즙(로스트 비프를 화이트소스에 버무린 것), 생선수정묵 등 15가지 음식을 식탁에 올렸다.

이에 남측은 한복려 궁중음식연구원장이 만찬을 진두지휘하며 신선로, 김치튀각, 석류탕이 곁들여진 비빔밥 등 궁중 요리를 응용한 코스 요리를 선보였다.

당시 한복려 원장은 "남북이 어떻게 소통을 해야할까 하는 것을 음식의 식재료를 가지고 연상을 시켜서 이야기를 끌어낸 것 같다"며 "음식을 먹게 되면서 남북이 정말 가까워지는 것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라고 메뉴 선정 배경을 설명했다.

2007년 남북정상회담은 故 노무현 대통령이 평양을 찾아 김정일 위원장과 만남을 가졌다. 이 때도 남북 정상간 만남이 북측에서 이뤄지다보니 북측에서 환영만찬으로 게사니구이(수육과 비슷한 요리), 배밤채(배와 밤을 채 썬 것), 오곡찰떡 등 메뉴를 마련했다.

이에 우리 측은 답례만찬으로 '팔도 대장금 요리'와 '맛깔나는 전통요리'를 마련했다. 당시 만찬에 올라간 메뉴는 '팔도 대장금 요리'를 주제로 남쪽 각 지방의 토속 식재료를 이용한 특색있는 향토 음식이었다. 제주흑돼지 맥적과 누름적, 고창 풍천장어구이, 횡성·평창 너비아니구이와 자연송이, 전주비빔밥과 토란국, 안동 가을 감국차, 영광굴비, 남해멸치볶음 등 팔도 각지의 대표 음식들이 올라와 남쪽에서만 먹을 수 있는 음식들을 북측 인사에게 소개했다.

특히 영덕게살 죽순채와 봉평메밀쌈은 드라마 '대장금' 중 궁녀 회식 장면에서 둘러앉은 궁녀들에게 냉채의 재료로 무엇이 들어갔는지 질문하는 장면에 등장하는 음식이다. '대장금'의 한류와 더불어 북한 인사와 부드럽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이 같은 메뉴들이 마련된 것으로 보인다.

2018년 남북정상회담 만찬 메뉴는 우리 민족의 평화와 통일을 위해 애쓴 분들의 고향과 일터에서 먹을거리를 가져와 의미를 더했다. 이에 이번 남북정상회담 만찬 메뉴에는 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고향인 신안 가거도산 민어해삼 편수,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인 봉하마을산 쌀로 지은 밥을 비롯해 문재인 대통령이 제안한 평양 옥류관 냉면도 오를 예정이다.

또한 문재인 대통령이 유년시절을 보낸 부산의 대표적 음식인 달고기 구이(흰살생선 구이)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유년시절을 보낸 스위스의 '뢰스티'를 우리 식으로 재해석한 감자전도 선보인다.

이 밖에 故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이 방북 당시 몰고 간 소 떼를 키운 충남 서산 목장의 한우를 이용해 만든 숯불구이, 윤이상 작곡가의 고향인 통영 바다 문어로 만든 냉채도 만찬 메뉴로 선정돼 의미를 더했다.

만찬 메뉴의 하이라이트인 디저트에는 독도를 포함해 한반도 지도가 들어간 망고무스 '민족의 봄'이 오른다. '독도 디저트'로 불리게 된 이 메뉴는 봄꽃으로 장식한 망고무스 위에 한반도기를 놓아 단합된 한민족을 표현하고 단단한 껍질을 직접 깨트림으로 반목을 넘어 남북이 하나됨을 형상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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