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석] 전역(轉役)을 하면서

입력 2018-04-25 10:32수정 2018-04-25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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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수 경기도의료원 이천병원 응급의학과 전문의.
군의관으로서 3년 2개월의 군복무가 25일 끝난다. 응급의학과 전문의로 2015년 2월 육군 학생군사학교에 입교해 국군의무학교를 거쳐 대위로 임관했다. 9사단에서 2년, 국군일동병원에서 1년간 근무했다.

대한민국 남자라면 누구나 그렇듯 나의 군 생활도 우여곡절이 많았다.

임관한 지 3개월쯤 지났을 무렵이었다. 초임 장교로 부대에 적응하기도 전에 목함지뢰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근무하던 부대의 인접 사단에서 일어난 일이었다. 그 후에도 북한은 몇 차례의 핵실험과 수많은 미사일 도발을 감행했다.

북한이 설날 연휴에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해 친척들과 지내다 급하게 부대로 복귀했던 기억도 난다. 메르스(MERS, Coronavirus)와 지카(Zika virus) 바이러스 등 전염성 높은 바이러스도 창궐해 일선의 군의관으로서 긴장하기도 했다.

좋은 일도 많았다. 그사이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했다. 좋은 동료들과 착한 병사들을 많이 만났고, 규칙적인 생활을 하면서 3년 전보다 몸이 건강해졌다. 사건 사고도 많았지만, 돌아보니 나의 인생에서 다시는 없을 행복한 나날들이었다.

거꾸로 매달아도 국방부 시계는 간다고 했던가. 전쟁을 경험할 것만 같았던, ‘무사 전역할 수 있을까’ 걱정하던 시간도 지나고 오늘 전역한다.

그리고 놀랍게도, 이틀 뒤면 남북정상회담이 열린다고 한다. 3년 전의 상황과 비교하면 정말 극적인 반전이다. 전역을 앞두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그리고 남북관계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염원하는 바이다.

또한, 지금 훈련소에 있는 국군 장병들과 이제 막 임관한 초임 군의관들이 조금 더 평탄한 군 생활을 보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 나아가 우리의 아들딸들은 통일된 한반도에서 전쟁의 위협 없이 살았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전역 후 사회로 나아가는 군의 45기, 수의 12기 모두의 건승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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