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장기금리 3% 넘고 유가는 75달러 선 돌파…시장 2월 혼란 재연되나

입력 2018-04-25 08:29수정 2018-04-25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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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시 3대 지수 일제히 하락…기준금리 상승 압력·미 재정적자 확대에 실물 경제까지 타격 줄까 우려

글로벌 장기금리 벤치마크인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지난 2014년 1월 이후 처음으로 심리적 저항선인 3% 벽을 넘었다. 국채 금리가 상승하고 원자재 시장이 불안정해져 전 세계 금융시장이 지난 2월 혼란을 재연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24일(현지시간)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4년 3개월 만에 3% 고지를 뚫었다. 트렙웹에 따르면 장 초반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3.001%까지 올랐다. 2년물 국채 금리는 지난 2008년 9월 이후 처음으로 2.5%를 웃돌았다고 CNBC는 덧붙였다. 도이체방크프라이빗웰스매니지먼트의 게리 폴락 애널리스트는 “국채 금리는 확실히 투자자들의 심리적 장벽을 넘어섰다”며 “이번 주에 미 재무부가 대규모 국채를 발행할 수 있다. 공급 물량이 늘어나면 채권 가격은 하락해 금리는 반대로 상승한다”고 설명했다.

국채 금리는 이자 비용에 영향을 주는 지표다. 금리가 오르면 이자 부담으로 기업 실적이 악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투자자들은 주가가 오를 것이라는 확신을 거둔다. 채권 가격이 저렴해져 투자자들이 증시에서 빠져나와 채권시장으로 몰리는 현상도 나타난다. 지난 2월 미국채 금리가 상승했을 때 다우지수가 급락한 이유다.

최근 고공행진을 기록했던 국제유가는 이날도 장 초반 급등했다. 영국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거래되는 6월물 브렌트유 가격은 장중 75.47달러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커져 국제유가는 하락 마감했다. 브렌트유 종가는 전일 대비 1.12% 하락한 73.87달러를 기록했고, 6월 인도분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1.4% 떨어진 67.70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석유중개기업 PVM의 타마스 바르가 애널리스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5년 체결된 이란 핵 협상을 파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최근 브렌트유 상승의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달 12일까지 이란 핵협정을 갱신할지를 결정할 예정이다.

채권과 원자재 시장의 불안 속에 뉴욕증시도 동반 하락했다. 이날 뉴욕증시 다우지수는 1.74% 빠진 2만4024.13에 거래를 마쳤다. S&P500지수는 1.34% 하락한 2634.56를, 나스닥지수는 1.70% 밀린 7007.35를 기록했다.

시장에는 지난 2월 혼란이 재연될 것이라는 불안감이 팽배하다. 전 세계적으로 금리 상승 압력이 강해지고 있고, 미국의 재정적자 확대 등이 우려를 키우는 탓이다. 지난 2월 말 미국의 국채 발행 잔액은 14조7600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10년 전과 비교해 세 배 이상으로 증가한 규모다. 이런 상황에서 만약 기준금리가 빠르게 오르면 실물 경제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진단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올해 기준금리 인상을 세 차례로 예고했지만, 물가 상승 신호를 볼 때 네 차례 금리 인상도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받고 있다. 전날 CME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 트레이더들은 올해 연준이 세 차례를 넘어 그 이상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을 48%로 점쳤다. 이는 한 달 전인 33%에서 급등한 수치다.

아문디파이오니어의 아드리안 헬퍼트 애널리스트는 “무역 위험보다 성장 둔화 가능성이 더 커지고 있다”며 “1년 뒤 경기 침체가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얼라이언스번스타인의 덩 페블스 수석 애널리스트는 “작년 말 트럼프 행정부가 감세 조치를 하면서 경기부양책이 추가된 셈이기 때문에 연준은 금리 인상 경로를 고착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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